김종규(21, 경희대, 207cm)가 독기를 품었다.
농구국가대표협의회는 지난달 29일 2012 런던 올림픽 최종예선에 나서는 남자농구 대표팀의 최종 12인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의 가장 큰 화두는 세대교체. 그 중심에는 김주성(33, 205cm, 동부)이 무릎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메운 이종현(19, 경복고, 206cm)이 자리했다. 김종규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지만 언론의 시선은 고교생 신분으로 뽑힌 이종현에게만 쏠렸다.

이상범호는 지난 8일 경희대와 연습경기를 치렀다. 이날 이상범호는 90-85로 승리하긴 했지만 경기 내용이 썩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상범 감독은 경희대 소속 유니폼을 입고 맹활약을 펼친 김종규 덕에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이 감독은 "(김)종규가 경희대 선수들과 손발이 잘 맞고 게임 시간도 길었기 때문에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고 흡족해 한 뒤 "젊음과 패기를 갖춘 김종규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규도 "대표팀은 우리보다 두세 수 위의 팀이기 때문에 잃을 것이 없었다"며 "경희대 유니폼을 입고 가장 부담 없이 경기를 뛰어서 그런지 좋은 활약을 펼친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승진(27, 221cm, KCC)이 군복무를 위해 빠져 이번 대표팀서 최장신이 된 김종규는 더 큰 꿈을 꾸고 있기에 한 시도 쉴 수 없다. 고려대와 연습 경기가 취소된 11일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김종규는 런던행 비행기에 오르는 날을 꿈꾸며 연신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동기부여도 명확하다.
그는 지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며 첫 성인대표팀 유니폼을 입었지만 결국 광저우행 비행기에는 탑승하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절치부심한 김종규는 지난해 아시아 선수권대회서 후보 선수로 코트를 밟은 뒤 이번 런던 올림픽 최종예선을 앞두고 12인의 주인공 중 한 명이 됐다. 그래서 런던 올림픽 진출이 그에게는 반드시 이루고픈 목표다.
김종규는 이에 대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나가지 못했을 때 아쉬웠는데 런던 올림픽에 갈 수 있어서 굉장히 기분이 좋다"며 "지금은 그 때보다 많은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어 "현재 내 기술로는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안다"고 겸손함을 보인 뒤 "파이팅있는 플레이를 통해 대표팀에 활력소가 되고 싶다"고 막내다운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눈 앞에 있는 런던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모든 초점을 맞추겠다"고 각오를 전한 김종규는 "경희대에서 뛰든 국가대표에서 뛰든 팀에서 꼭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상범호는 오는 15일 전자랜드와 마지막 연습 경기를 치른 후 19일 푸에르토리코로 출국해 7월 2일부터 8일까지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리는 런던올림픽 최종예선 담금질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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