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에서 가다듬으라는 의미다".
한화 외국인 투수 데니 바티스타(32)가 2군으로 내려갔다. 한화는 11일 바티스타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극도의 부진을 보인 바티스타의 2군행이기에 '퇴출하기 위한 사전 조치가 아니냐'는 시각이 짙다. 하지만 한대화 감독은 이날 "2군에서 볼을 많이 던지며 가다 듬으라는 의미다. 퇴출 결정은 아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오넬리 페레즈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한화에 합류해 27경기에서 3승10세이브 평균 자책점 2.02로 언터쳐블급 위력을 보인 바티스타는 그러나 올해 23경기에서 1승3패7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6.43으로 완벽하게 무너졌다. 21이닝 동안 볼넷 26개와 몸에 맞는 볼 4개로 사사구만 무려 30개나 내줄 만큼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이 많았다.

특히 6월 4경기에서 홀드 1개를 올렸지만 2이닝 동안 볼넷 6개로 무너졌다. 마무리 보직에서 물러나 조금은 편한 상황에서 등판했지만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화 팀 사정상 '편한 상황'도 자주 올 수 없었다. 결국 지난 9일 대전 넥센전에서 1타자 상대로 볼넷 하나를 주자마자 곧바로 교체됐고 이날 2군행이 최종 결정됐다.
한대화 감독은 "2군에서 여유있게 볼을 많이 던지면서 제구를 가다듬으라는 의미"라고 퇴출설을 일축했다. 바티스타는 여전히 직구 평균 구속 150.2km를 던질 만큼 구위에는 큰 문제가 없다. 각도 큰 커브와 빠르게 휘는 컷패스트볼도 있다. 그러나 심리적으로 쫓기며 자신감을 잃었고,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수준이 되지 않았다.
이에 코칭스태프에서는 아예 2군에서 마음 편하게 재조정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로 했다. 대체 외국인 투수 영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바티스타를 안고가는 수밖에 없다. 한화는 브라이언 배스를 퇴출하고, 대체 외국인 투수로 션 헨을 영입하기까지 두 달 가까이 걸렸다. 2군에서 바티스타가 회복돼 다시금 불펜에 힘을 실어주기를 바라야 한다.
한화는 올해 주축 선수의 2군행을 통해 재미를 보고 있다. 중심타자 최진행과 유격수 이대수가 2군에 다녀온 뒤 지친 심신을 달래고 새로운 에너지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송신영도 2군으로 내려가 회복 시간을 갖고 있다. 외국인선수라는 점에서 열흘간의 기회비용이 크지만 바티스타도 결국 같은 차원으로 2군에 내려갔다.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면 최소 열흘이 지나야 재등록이 가능하다. 바티스타는 오는 21일 대전 LG전부터 1군에 재등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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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