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행‘ 최준석, 심적 안정이 우선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6.12 11: 00

조급함이 오래 지속되었다. 야구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확실하게 집중하기는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팀 사정 상으로도 그를 쉽사리 뺄 수 없었으나 부진이 계속되자 결국 3년 만에 첫 1군 엔트리 말소로 이어졌다. 두산 베어스 우타 거포 최준석(29)이 결국 열흘 후를 기약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두산은 11일 최준석과 함께 우완 이원재(24)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최준석은 올 시즌 49경기 2할3푼2리 3홈런 19타점(12일 현재)에 그쳤다. 왼 무릎 수술 후유증으로 고전했던 2008시즌 이후 가장 부진한 성적으로 2009시즌 중반 무릎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한 달 가량 제외된 이후 첫 1군 엔트리 말소다.
김현수-김동주와 함께 강력한 클린업 트리오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최준석의 부진이 깊어지면서 두산의 팀 순위도 점차 하락했다. 특히 최준석은 5월 한 달 간 1할9푼5리의 빈타에 그치며 제대로 된 위력을 떨치지 못했다.

부진이 깊어졌음에도 두산은 최준석을 쉽사리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지 못했다. 오재원이 발목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운 현재 1,2군을 통틀어 가장 1루 수비가 좋은 선수가 최준석이었기 때문이다. 신일고 시절 1루를 맡았던 주전 좌익수 김현수를 옮겨쓰면 외야진이 취약해진다. 현재 두산 1군 엔트리 외야수는 단 네 명에 불과하다.
선수 스스로도 최근의 부진에 굉장한 부담을 갖고 있었다. ‘나 왜 이렇게 안 맞을까’라며 물었을 정도. 그를 롯데 감독 시절 1군에 발탁했던 양상문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원래 최준석이 앞으로 상체를 이동시키며 타격하는 스타일인데 최근에는 너무 기울어져 타격하더라”라고 이야기했다. 조급한 마음에 공을 너무 빨리 마중 나갔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자신을 괴롭혔던 왼 무릎 상태도 무시할 수 없다.
야구 외적으로도 최준석은 내심 초조해하고 있다. 첫 아이의 출산 예정일이 6월 중순이라 예비 아버지로서 긴장하고 있는 것. “내가 원정 경기를 가더라도 아내가 어떻게 해야 할 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 지 준비를 잘 갖춰뒀다”라며 의연했던 최준석이지만 그래도 첫 아이의 출생에 남편이자 예비 아빠로서 조마조마한 마음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부재로 조모 슬하에서 자라다 자신이 동생을 챙기며 스스로 가장 노릇을 했던 최준석이다. 그만큼 최준석은 동생을 결혼시키고 자신도 가정을 꾸렸다는 점에 대해 대단한 기쁨과 함께 책임감도 무겁게 가졌던 바 있다. 야구선수 최준석이 아닌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대사를 앞둔 만큼 팀의 2군행 조처는 부진에 대한 질책이 아니라 일종의 배려로도 볼 수 있다. 두산 퓨처스팀의 향후 열흘 간 경기는 다행히 지방 원정이 아니라 모두 수도권에서 치러진다.
2군행을 통해 최준석은 열흘 간의 조정 기간을 가졌다. 부진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극심했던 최준석이 부담을 벗는 동시에 아버지로서 기쁨을 안고 다시 불방망이를 장착해 1군에 돌아올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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