션 헨이 제2의 토마스가 될 수 있을까.
한화 새 외국인 투수 션 헨(31)이 성공적인 데뷔전으로 향후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션 헨은 지난 10일 대전 넥센전에서 1⅓이닝을 안타-볼넷 없이 탈삼진 하나 포함 무실점으로 막고 팀의 8-1 승리를 지켰다. 이제 겨우 1경기를 치렀지만 비교적으로 안정돼 있는 피칭에 향후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여놓았다.
이날 8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구원등판한 션 헨은 서건창을 몸쪽 낮은 직구로 2루 땅볼 처리하며 승계주자 실점을 막은 뒤 9회 지재옥을 3루 땅볼, 유재신을 헛스윙 삼진, 장기영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삼자범퇴로 경기를 매조졌다. 총 20개 공을 뿌렸는데 스트라이크 15개, 볼 5개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0km. 직구(14개) 중심으로 슬라이더(5개)·체인지업(1개)을 섞어던졌다.

좌완 투수로서 최고 150km, 평균 147km 강속구를 뿌릴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었다. 션 헨은 "한국 마운드 높이가 낮고, 땅이 평평해 어색한 게 있었다. 하지만 나의 큰 키와 릴리스 포인트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직구 스피드는 만족스러웠지만 변화구는 제구가 되지 않았다. 앞으로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션 헨은 191cm 장신에 높은 타점에서 빠른 공을 뿌리며 상대를 압도했다.
션 헨의 투구는 과거 한화에서 활약한 호주 출신 좌완 투수 브래드 토마스(35)를 연상시켰다. 2008~2009년 2년간 한화에 몸담은 토마스는 104경기 모두 구원으로 나와 5승11패44세이브 평균자책점 2.86을 기록했다. 특히 2008년에는 59경기에서 3승6패31세이브 평균자책점 2.84로 활약했다. 31세이는 외국인 투수 한 시즌 최다 세이브로 지금까지 남아있다.
토마스 역시 192cm 큰 키에서 내리꽂는 150km 안팎의 강속구가 주무기였다. 여기에 슬라이더를 보조 무기로 썼다. 큰 키의 좌완 토마스의 강속구와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한국 타자들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종종 제구가 되지 않고, 마인드 컨트롤이 흔들리는 게 약점으로 지적됐다.
션 헨은 토마스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단 제구가 안정적이다. 그는 데뷔전을 마친 후 "볼넷없이 던진 것에 만족한다"고 했는데 이날 20개 공 중에서 15개가 낮은 코스로 들어갔다. 높은 타점에서 최대한 낮은 코스로 넣으며 투구의 상하 각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다만 션 헨 스스로의 불만대로 변화구가 조금 밋밋한 게 아쉬웠다.
한대화 감독은 션 헨에 대해 "첫 등판은 괜찮아 보였다. 하지만 아직은 판단하기에 이르다. 당분간 불펜으로 기용하며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션 헨은 "한국의 야구팬들은 유럽축구 팬들처럼 열광적이다. 응원 소리도 크고, 다들 일어서서 응원한다. 팬들의 응원에 흥분된다"며 한국야구에 흥미를 나타냈다. 과연 션 헨이 토마스 이상 가는 존재감으로 한화에 보탬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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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