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광고 제작소'가 가동을 시작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서바이벌이 등장하는 요즘이지만 정작 분야는 노래에 국한돼 있었던 것이 사실. 엠넷은 KB국민카드와 손을 잡고 광고라는 새로운 분야의 인재 발굴을 위해 나섰다.
지난 11일 정오. 한낮의 무더위를 뚫고 서울 청담동에 미래의 광고장이를 꿈꾸는 도전자들이 속속 모여 들었다. 300대 1이라는 경쟁을 뚫고 올라온 이들이어서인지 실력에 대한 자신감 덕분인지 밝은 표정이었다. 스태프들도 바쁜 손놀림으로 촬영 준비에 들어갔다.
#1. 대표 크리에이티브 사단이 여기있네

열정만큼은 국내 최고를 자부하지만 '꿈꾸는 광고 제작소'의 참가자들은 어디까지나 아마추어다. 그들의 열정에 가치가 더해질 수 있도록 뮤직비디오 거장 차은택 감독과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의 주역인 광고전문가 중앙대학교 성민정 교수, 광고회사 엘베스트의 정성수 부사장 등이 합류했다. 또한 광고 프로덕션 숏컷필름 대표 재키곽이 참가자들의 멘토로 참여한다.
오늘(11일)은 세 번째 미션 수행 결과를 발표하는 날. 재키곽 대표를 제외한 차은택 감독, 성민정 교수, 정성수 부사장이 자리했다. 이들은 먼저 야외 테이블에 앉아 도전자들의 미션결과를 평가한 소감을 주고 받았다. 30초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하나의 메시지를 전하기란 쉽지 않은 노릇, 심사위원들도 이 부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서로 대화를 나누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2. 적당한 긴장은 이롭지만 적당한 기발함은 해롭다
지하로 자리를 옮겨 도전자와 심사위원, MC가 함께하는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갔다. 3주차에 접어들면서 총 10팀 중 단 6팀만이 살아남았다. 여유있게 담소를 나누던 이들은 슛 소리와 함께 긴장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긴장을 풀어줄 수 있는 사람은 MC 이정진 뿐이었다. 그는 테이프를 갈거나 조명장비를 점검하는 시간에 도전자들의 미션 아웃풋을 둘러보며 개인적인 소감을 전했다. 좋았다, 나빴다는 단순한 평가가 아니라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에 대한 애정이 담긴 조언이었다.
이정진의 배려에도 도전자들은 떨리는 마음을 가누지 못했다. 이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심사위원에게 전하는 프리젠테이션에서 NG를 냈으며 만족스럽지 않은 듯 고개를 흔들기도 했다. 떨려서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전하지 못했다고 좌절할 필요없다. 광고장이들에게 실력은 곧 아이디어기 때문이다. 심사위원들은 좋은 아이디어에는 좋다는 칭찬을 했지만 조금이라도 납득이 안되는 부분에는 날카로운 비판을 가했다. 차가운 프로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전하기 위한 의도였다.
#3. 달걀로 바위 한 번 깨보자
'꿈꾸는 광고 제작소' 김영석 PD는 "외모로만 사람을 평가해서는 안된다"며 도전자들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는 "구체적으로 이름을 거론할 수는 없다"면서도 "멘사 회원인 참가자도 있고 외모는 꽃미남이라고 할 수 없지만 외국어에 능통하고 악기를 수줍급으로 연주하는 매력적인 남자 출연자도 있다"며 자랑에 나섰다.
광고인이라고 하면 으레 따라붙게 마련인 과하거나 부담스러운 성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의외로 다들 잘 어울려 지낸다. 아이디어 싸움이기 때문에 얼마나 속으로 바쁘게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유별나게 자기 주장을 내세운다거나 개성이 지나쳐 분란을 만드는 사람은 없다"고 확신했다.

현 생존팀 멤버들은 자신의 아이디어가 3000개의 예선 출품작 중 하나였을 때 우승을 넘어다보는 지금의 상황을 가늠하지 못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꿈꾸는 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광고가 온에어 되는 순간을 상상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달걀로 바위치기. 당연히 달걀의 완패이겠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만 있다면 대중은 달걀의 승리라고 평가해줄지도 모를 일이다. 앞으로 남은 4주의 시간 동안 참가자들이 아마추어에서 프로의 자격으로 거듭나 있기를 바란다.
한편 '꿈꾸는 광고 제작소'는 우승팀에게 1억 원의 상금을 수여하며 우수 참가팀에게 1년 간 KB국민카드의 광고 파트너로 실제 TV광고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 또 광고 대행사 입사 기회, 해외 광고제 참관 등의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꿈꾸는 광고 제작소'는 13일 자정을 시작으로 7주에 걸쳐 전파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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