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도전’ 이정진 “‘남격’ 2년, 예능 두렵지 않다”[인터뷰]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2.06.12 16: 05

“뭐가 두렵겠어요?”
배우 이정진의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가 있었다. 그는 13일 자정 첫 방송되는 엠넷 ‘꿈꾸는 광고 제작소’를 통해 생애 처음 단독MC로 나선다. 주 전공인 연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프로그램을 이끌어간다는 부담감이 클 법도 하건만 시종일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꿈꾸는 광고 제작소’는 엠넷과 KB국민카드가 함께 제작하는 프로그램으로 재능 있는 예비 광고인을 발굴하기 위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2인 1조로 구성된 10팀이 총 7주에 걸쳐 경쟁을 한다. 매주 미션을 통해 탈락자와 생존자를 가리게 되며 최종 우승팀에게는 상금 1억 원 등 다양한 특전이 주어진다.

#. “경규 형님이 알면 이틀 정도 교육시킬 거예요”
“얼떨떨해요.” 담담한 모습의 이정진이 의외의 한 마디를 꺼냈다. 현재 3회까지 진행된 ‘꿈꾸는 광고 제작소’ 녹화에서 특별히 실수를 한 적도 없고 어렵다고 느낀 부분도 없었지만 자신이 어떻게 MC가 됐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남겼다.
“배우만 10년을 넘게 하다가 MC를 하게 됐잖아요. 물론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 출연하기도 했지만 거긴 제가 기댈 곳이 많았죠. (이)경규 형님, (김)국진 형님도 계셨잖아요. 혼자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부담은 있어요. 하지만 서바이벌이기 때문에 MC가 이끌어간다기 보다 참가자들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죠. 재미있어요. 단독MC인데 부담과 흥분이 같이 오네요.”
이정진을 말하면서 ‘남자의 자격’을 빼놓을 수는 없다. 대중적 인지도와 함께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어준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이경규가 지어준 별명 ‘비덩’(비주얼 덩어리)으로 독보적인 이미지를 구축한 그는 침묵 속에 은근한 농담으로 몇 배의 웃음 효과를 냈다.
“사실 ‘남자의 자격’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남자의 자격’ 멤버들은 정말 좋은 형들이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예능계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들이잖아요. 최고 실력가들하고 함께 예능을 한 거예요. 그것도 2년씩이나. 그러니 이제 어떤 예능 촬영장을 가도 두렵지가 않죠. 이경규 씨하고 2년을 했는데 누가 두렵겠어요.(웃음). 덕분에 ‘꿈꾸는 광고 제작소’ MC까지 수락하게 됐는데요. 형님들한테는 말 안 했어요. 한 이틀 정도는 불려가서 교육을 받고 돌아와야 할 것 같거든요. 아마 경규 형님이 가장 해주실 말씀이 많지 않을까요? 나중에 프로그램을 보게 되면 연락 주시겠죠. 와서 얘기 좀 하자고. 하하. 그 때 잠시 다녀오려고요.”
 
 
 
#. “박진영∙류승완∙이나영, 제가 초대하면 올까요?”
힘들게 수락한 MC자리인 만큼 나름대로 그려놓은 청사진도 존재할 것 같았다. 참가자들의 사연에 공감하며 때로는 눈물을 흘려주는 감성이 풍부한 MC와 냉철하게 상황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현장을 정리하는 MC, 이정진은 어렵지만 딱 중간의 자리에 서려고 한다.
“차가울 땐 차가워야 해요. 음, 저는 딱 중간이 좋은 것 같아요. 서바이벌이니까 매주 탈락자가 나와야 해요. ‘꿈꾸는 광고제작소’ 있는 친구들에게 저는 형, 오빠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심사위원같이 평가를 하는 입장은 아니고요. 어떤 부분에서는 MC로서 제 의견이 들어가기도 해요. 대본에 없는 것들을 이야기하기도 하고요.”
‘꿈꾸는 광고 제작소’에서는 셀러브리티를 심사위원으로 초대해 도전자들의 실력을 평가한다. 현재 제작진은 비밀리에, 가열찬 섭외에 들어간 상황. 이정진은 연예계 숨겨진 황금 인맥 답게 초대하고 싶은 지인을 묻자 다양한 범주의 인물을 언급했다.
“개인적으로 가까운 박진영 씨를 초대해보고 싶어요. 아이디어가 풍부한 사람이거든요. 실제로 소속 가수들의 노래나 안무 콘셉트를 직접 짤 정도로 아이디어가 기발한 사람이기 때문에 저희 프로그램에 와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또, 류승완 감독이요. 그동안 남성미가 넘치는 영화들을 제작했잖아요. 광고도 남자 냄새나게 느낌을 잘 포착해낼 것 같아요. 이나영 씨는 어떨까요. 10년도 넘도록 화장품 업계 최고의 모델로 꼽히잖아요. 아마 얼굴이 가장 예쁘게 나오는 법을 알고 있을 거예요. 광고에서 예쁘게 나오는 건 무척 중요한 일이에요.”
 
 
#. “목표 시청률은 3%, 너무 높은 걸까요? 하하”
“목표 시청률이요? 2.5~3% 정도? 케이블채널에서 얼마나 높은 수치인지 잘 알지만 예전애 XTM ‘스타앤더시티’ 출연했을 때 시청률이 1%가 넘었다고 하더라고요. 평소보다 높게 나왔대요. 저랑 케이블이랑 좀 맞는 거 같아서 욕심 좀 부려보려고요. 많이 봐주세요.(웃음)”
케이블과의 인상 깊었던 한 번의 만남을 통해 이정진은 ‘꿈꾸는 광고 제작소’의 대본을 집어들었다. 만족이 컸던 만큼 기대도 크다. 케이블에서 대박이라고 하는 1%에는 만족할 수 없다는 말이다. 호탕한 웃음과 담백한 입담으로 무장한 이정진은 첫 방송이 되기도 전 “감사하다”는 말을 남겼다.
“저를 광고 카피로 표현하자면 ‘감사합니다’로 할게요. 어떤 의미인지 궁금증을 유발하는 의도를 가지고 말이에요. 생각해보세요. 지면 광고인데 제가 아무 설명도 없이 인사를 하고 ‘감사합니다’라는 글씨가 적혀있는 거예요. 다들 이게 뭐지? 할 거예요.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의미도 있고요. 저를 좋아해주는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해석할 수 있죠. 단순하지만 진심을 담은 말이에요. ‘감사합니다’는요.”
  
plokm02@osen.co.kr
엠넷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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