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과 끝없는 경제 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에서, 따스한 상상력과 서정적인 문체로 일상에 깃든 행복을 전해 온 모리사와 아키오(森沢明夫)가 신간 '무지개 곶의 찻집'으로 돌아왔다.
작가의 고향 치바 현에 실존하는 '무지개 케이프 다방'을 소재로 한 '무지개 곶의 찻집'은 꿈을 좇지 않는 인생을 선택하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하다고, 소중한 것을 잃어도 다른 무언가가 찾아온다고, 그러니 다 괜찮을 거라고 말하며 삶에 지친 이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갑작스럽게 아내가 죽어 어린 딸과 남겨진 젊은 도예가는 우연히 찻집에 들렀다가 소중한 것을 잃는 순간 찾아오는 '어메이징 그레이스'의 의미를 깨닫는다. 번번이 취업에 실패하던 청년은 찻집 사람들을 통해 진정 하고픈 일을 깨닫고 사랑까지 만난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도둑은 찻집 주인 에쓰코 덕분에 실패를 딛고 재기할 힘과 사람에 대한 믿음을 되찾는다.

단골손님 '다니'는 오랫동안 간직해온 에쓰코에 대한 마음을 숨긴 채 먼 곳으로 떠나가고, 에쓰코의 조카 '고지'는 이제는 모두 평범한 생활인이 된 옛 밴드 친구들과 모여 공연하는 꿈을 이루며 빛나던 청춘의 한 순간을 다시 만끽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에쓰코의 남편이 남긴 무지개 그림에 숨겨진 비밀과 작은 찻집을 홀로 지키며 에쓰코가 무엇을 기다렸는지가 밝혀진다.
그들은 그렇게 인생이라는 파도에 휩쓸리다 바닷가 작은 절벽 위의 찻집에 밀려와 에쓰코의 커피와 음악과 온기를 만나 위로받은 뒤, 삶을 똑바로 마주하기 시작한다. 각자에게 어울리는 최고의 커피와 한 곡의 노래처럼 자신만의 소중한 삶을 걸어가게 된 것이다.
이렇듯 '무지개 곶의 찻집'은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상처, 그리움, 잔잔한 위로의 과정을 먹먹하거나 유쾌하게 독자의 감성을 두드린다.
한편, 작가 모리사와 아키오의 전작 소설 '쓰가루 백년식당'(2009)과 '당신에게'(2012, 다카쿠라 켄 주연)는 영화로 제작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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