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빈 "12살 연하와의 사랑? 저라면 못할 것 같아요" [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2.06.12 17: 34

조선 제 9대 국왕인 성종의 부인, 폐비 윤씨를 아시는가. 궁에 입궐해 성종의 눈에 띄어 후궁이 됐다가 이후 중전에 자리에 오르면서 권력을 누렸던 여인이다. 그러나 당시 여성에게는 금기시됐던 투기(질투심)로 인해 여러 악행을 저지르다가 급기야 성종의 얼굴에 상처를 내면서 폐비가 돼 사약을 받고 죽음을 맞이한 여인이기도 하다.
이처럼 극적인 폐비 윤씨의 인생은 여러 드라마, 영화의 소재로 발탁되며 KBS 2TV 드라마 '한명회'의 배우 장서희, KBS 2TV 드라마 '왕과비'의 배우 김성령, SBS 드라마 '왕과나'의 배우 구혜선 등 많은 여배우들이 폐비 윤씨의 연기를 선보였다.
폐비 윤씨라는 인물이 셀 수 없이 많고도 복잡한 감정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다보니 폐비 윤씨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내면 '연기파 배우'를 듣는 사례도 많았다. '한명회'의 장서희는 당시 폐비 윤씨 연기를 통해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으며 본인 역시 지금까지 출연했던 작품 중 '한명회'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뽑을 정도.

이처럼 '폐비 윤씨=연기파 배우'라는 공식이 배우 전혜빈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종합편성채널 JTBC 주말 드라마 '인수대비'에서 폐비 윤씨 역을 맡아 그야말로 열연을 펼친 전혜빈은 이번 작품을 통해 물 오른 연기력으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기 때문.
그러나 눈부신 활약과는 달리 지난 5일 OSEN과 만난 전혜빈은 폐비 윤씨 연기가 이렇게까지 힘들 줄은 몰랐다고 남모를 고충을 털어놨다. 자신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캐릭터였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기까지 했다.
"정말 이 정도일줄은 몰랐어요.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제 예상을 뛰어넘는 캐릭터이더라고요. 그래서 캐릭터를 잡기 전까지는 힘이 들었어요. 우는 것도 단순히 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통곡을 해야 하고 눈이 돌아갈 때도 있고 한없이 여렸다가 숙일땐 낮은 사람처럼 숙여야되고 감정의 오르락내리락이 심해서 힘이 들었어요. 그런데 간단하게 생각해서 실마리가 풀렸던 것 같아요. 단순하게 폐비 윤씨는 감정 표현이 극단적이고 솔직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해서 극단적으로 밀어부쳤죠. 소리 지르는 것도 힘들었어요. 저 원래 노래방에서 노래 두 곡 부르면 목이 쉬는 사람이거든요(웃음). 눈물도 별로 없는 편이고요. 정말 평생 울 것 다 운것 같아요. 나중엔 큐하면 바로 울었어요(웃음)."
전혜빈은 이번 폐비 윤씨 연기를 위해 감정적인 면 뿐만 아니라 외적인 면에서도 상당히 심혈을 기울였다. 점차 날카로워지는 폐비 윤씨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점차 살을 빼나갔던 것. 디테일한 면까지 신경을 썼다며 살짝 다이어트 비법을 귀띔해주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레몬 디톡스가 효과 만점이라고 하니 참고해도 좋을 법 하다.
"가면 갈수록 극단적이 되고 날카로워지니까 통통한 느낌 보다는 날카로운 모습이 맞을 것 같아서 어린 시절 연기할 때는 살을 찌웠다가 중간에 살을 뺐어요. 그러다가 임신 했을 땐 다시 찌웠죠. 디테일에 힘을 쓰면서 그걸 알아봐주시는 것에 대해 희열을 느꼈어요. 살을 뺄 때는  레몬 디톡스를 했어요. 일주일 정도 했는데 레몬 디톡스가 힘들긴 해도 단기간에 하기엔 최고거든요(웃음). 정말 그만큼 열정과 애정을 가지고 한 작품이어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아요."
'폐비 윤씨'라는 인물은 역사적으로도 평가가 갈리는 인물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한 장서희, 김성령, 구혜선 등도 폐비 윤씨를 연기할 때 조금씩의 차이가 존재했다. 장서희와 김성령이 기존에 알고 있던 질투심 많고 악행을 저지르는 폐비 윤씨의 모습을 그려냈다면 구혜선은 좀 더 인간적인 모습이 부각된 폐비 윤씨를 그려낸 것. 과연 전헤빈이 생각한 폐비 윤씨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해석하기 나름인데 물론 몰락한 집안의 여식이 중전의 자리까지 갔으니 보통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을 가지곤 힘들었을거에요. 그만큼 강한 캐릭터였을것이고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겠죠. 그런데 그 이유는 사랑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성종을 사랑하는 마음하나 때문에 거기까지 올라가게 됐고 그걸 지키고 싶었고 그래서 악행을 저지른 것이죠."
'인수대비' 속 폐비 윤씨는 전혜빈이 유일한 배우가 아니다. 바로 폐비 윤씨의 어린 시절, 송이 역을 맡았던 아역 배우 진지희가 있었던 것. 평소 성인 배우 못지 않은 연기를 보여왔던 진지희는 이번 작품에서도 나이 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바 있다. 이후 시절을 연기해야 하는 전혜빈에게 진지희의 호연이 부담으로 작용하진 않았을까. 전혜빈은 진지희의 연기를 보고 많이 연습했다며 실제로 만나지 못해 너무 아쉽다는 마음을 전해왔다.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송이가 성인이 되서도 그 이미지를 끌고 가고 싶어서 연기하는걸 보고 아역이지만 저런 부분은 가져왔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어요. 독기 어린 눈빛도 거울보고 연습을 했죠. 감독님은 굳이 그렇게 안해도 된다고 하셨는데 저는 가지고 가려고 노력을 했어요. 그러다가 이후엔 제껄로 사용을 한 것 같아요. 직접 만나고 싶어서 촬영장에 찾아가고 그랬는데 스케줄이 안 맞더라고요. 아쉬워요."
폐비 윤씨와 성종은 실제로 12살의 나이차이를 보인 커플이었다. 이 때문에 아역에서 성인으로 갓 넘어왔을 당시 전혜빈은 어린 아역 배우와 사랑하는 연기를 했어야 했다. 만약 실제로 자신보다 12살 정도 어린 남성이 고백을 해 온다면, 전혜빈은 이를 받아드릴 수 있을까. 그는 자신이 이성을 지니고 있다면 걷어낼 것이라며 못할 것 같다고 손사레를 쳤다.
"저와 12살 차이가 나면 진지하게 만날 수 있을까요. 좀 만나다 보면 그 친구 눈에 젊은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겠어요(웃음). 데미 무어와 애쉬튼 커처 커플도 있긴 하지만 저는 못할 것 같아요. 사랑에 빠지면 모르겠는데 이성이 있다면 걷어낼 거에요(웃음)."
그렇다면 폐비 윤씨의 질투심은 어떨까. 전혜빈도 연애를 할 때 질투를 하는 편일까. 실제 연애 스타일에 대해 질문을 던지니 자신을 사람을 잘 믿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것이 차라리 속이 편하다고.
"질투가 없는 편이에요. 사람을 믿어버리고 맞다면 맞는 줄 알고요. 믿고 보는게 속이 편해요. 질투하면 제가 힘들죠(웃음). 저는 굉장히 평화주의자에요. 물론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나 아닌 다른 사람이랑 대놓고 좋아하면 싫겠죠. 억울하고요(웃음). 그렇지만 질투가 없는 편이에요."
연기에 대한 욕심이 큰 만큼 지상파 3사의 작품을 선택하려는 욕심 또한 있었을터. 종합편성채널을 선택한 것이 아쉽지는 않냐는 말에 자신의 꿈을 이뤘기 때문에 정말 좋다고 밝혔다. '인수대비'를 시작할 때 무조건 시청률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작품에 임했다는 것.
"정말 배우들 모두 혼신을 다해서 연기를 했어요. 그에 비해 많은 분들이 보시지 못해 아쉽긴 해요. 조금 아쉽긴 한데 종편을 살렸다라는 타이틀을 얻었으니 앞으로의 연기인생에 큰 주춧돌을 세워놓은것 같은 느낌도 들어요(웃음). 제가 작품 들어오면서 '내가 무조건 2% 넘긴다' 목표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죽을때 최고 시청률이 5.5%가 나왔대요. 제 꿈 하나를 이룬거죠. 그래서 제가 공중파를 했건 상관없이 꿈을 이뤘기 때문에 정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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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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