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욱, "깜짝 선발, 운이 좋아 잘 막았을 뿐"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06.12 18: 49

3년 11개월 만의 선발 등판이 전환점이 될 것인가.
삼성 마운드의 '맏형' 정현욱은 8일 문학 SK전서 왼쪽 허벅지 부상을 입은 윤성환 대신 선발 중책을 맡아 4⅔이닝 3실점(6피안타 3볼넷 5탈삼진)으로 시즌 2패째를 떠안았지만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정현욱은 1-0으로 앞선 5회 2사 만루 상황에서 마운드에서 내려왔고 구원진이 무너지는 바람에 패전의 멍에를 썼다.
정현욱은 12일 대구 한화전을 앞두고 "줄곧 계투 요원으로 뛰다가 선발로 등판하니 시야가 좁아진 것 같다"고 했다. 선발 투수는 범타를 유도하는 등 투구수를 조절하면서 던질 수 있지만 계투 요원은 공 하나 하나에 전력을 다해 던져야 한다. 쉽게 말해 육상에서 장거리 종목과 단거리 종목의 차이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정현욱은 선발 투수로서 포크볼, 커브 등 변화구를 던지면서 예전의 감각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 3년 11개월 만의 선발 등판이 힘겨웠지만 구위 회복에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는게 정현욱의 생각.
"1군에서 긴 이닝을 소화하면서 감각을 찾을 수 있게끔 배려해주신 류중일 감독님과 오치아이 에이지, 김태한 투수 코치님께 감사드린다".
다음에 선발 등판의 기회를 얻게 되면 어떠할까. 정현욱은 "이번에는 그저 운이 좋아 잘 막았을 뿐"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류 감독은 "(정)현욱이가 항상 긴박한 상황에서만 등판했었는데 오랜만에 선발 등판하는 만큼 심적 여유를 가질 것"이라면서 "길게 던지면서 구위 회복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정현욱의 구위 회복을 강조했다.
선발 요원으로 잠시 외도했던 정현욱이 예년의 위력적인 모습을 선보일까. 삼성 마운드의 '맏형'이자 '정신적 지주'인 정현욱이 제 모습을 찾는다면 투수진 전체에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