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승' 최강희호, 중앙 MF 활약은 '미흡'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06.12 22: 48

승리는 거뒀다. 멀티골을 뽑아낸 승리였지만 웃을 수 없던 포지션이 있다. 바로 대표팀의 허리인 중앙 미드필드 진영이다. 2경기 연속 제 몫을 해내지 못하면서 향후 대표팀 운영에 빨간불이 떠오르게 됐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12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인 레바논과 경기서 A매치 데뷔골을 포함 2골을 터뜨린 김보경의 '원맨쇼'에 힘입어 3-0으로 승리했다.
빛나는 승리를 거뒀다. 카타르 원정서 4-1로 승리한 뒤 역시차로 인해 고생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했다. 바로 중앙 미드필드 진영의 부진이다.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대승을 거뒀던 카타르전에서 최강희 감독은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김두현(경찰청)-기성용(셀틱)을 선택했다. 기성용은 후방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카타르 공격진을 먼저 막아낸 뒤 날카로운 패스를 측면 공격진에 연결했다.
그러나 구자철과 김두현은 기성용 만큼의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다. 최전방 공격수인 이동국(전북)이 고립된 이유는 패스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의욕은 높았지만 결과로 이어지질 못했다.
최강희 감독은 레바논전에서는 2명의 미드필더를 내세웠다. 기성용과 김정우(전북)를 내세웠다.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은 처진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았다. 
부상 당한 기성용 대신 전반 일찌감치 투입된 구자철은 의욕은 대단했지만 경기력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활동량은 많았지만 자신이 해야했던 플레이를 정작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구자철은 이날 경기 막판 득점을 뽑아냈다. 하지만 골을 터트린 것과 중앙 미드필더로서 활약은 전혀 다른 문제. 오히려 자신의 역할이 아니라 공격수로서 몫을 한 셈이 됐다.
김정우의 상황도 마찬가지. 감기에서 회복했지만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또 김보경의 패스를 이어받아 문전에서 쉬운 슈팅 기회를 잡았지만 주춤하며 실패하는 등 완벽한 컨디션이 아니었음을 드러냈다.
축구에서 허리 역할을 해야 할 중앙 미드필더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하면서 공격이 측면으로 집중될 수 밖에 없었다. 측면에서 김보경과 이근호(울산) 그리고 염기훈(경찰청)이 제 몫을 했지만 중앙에서 볼이 연결되지 못하면서 최전방의 이동국(전북)은 고립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다득점 경기를 펼쳤지만 분명 문제점으로 남는다. 또 대표팀 운영에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전방으로 연결되는 패스가 나오지 못한다면 상대에게 쉽게 읽힐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2경기 연속으로 드러난 문제점이라면 이미 남들도 다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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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위)-구자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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