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호, '베이루트 쇼크' 아픔 털었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6.12 22: 28

 두 번의 '쇼크'는 없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12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인 레바논과 경기서 A매치 데뷔골을 포함 2골을 터뜨린 김보경의 원맨쇼와 구자철의 쐐기골에 힘입어 3-0으로 완승했다.
전력적인 측면은 물론 시차 적응 문제에 있어서도 한국의 우세가 예상됐던 레바논전이다. 그러나 만만하다고 해서 방심할 수는 없는 상대가 바로 레바논이라는 사실을 한국은 그 어느 팀보다 잘 알고 있었다. 지난 해 당한 뼈아픈 '베이루트 쇼크'가 뇌리에 명확히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 해 11월 15일 베이루트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5차전 레바논전에서 1-2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6승1무로 단 한 차례도 레바논에 패한 적이 없었던 한국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였다.
사상 처음으로 당한 레바논전 1패의 기록은 대표팀에 쓰라린 상처로 남게 됐다. 조광래호가 흔들렸고 패배의 충격은 곧바로 한국 축구의 위기론으로 흘러갔다. 결국 조광래 감독이 밀실에서 경질되면서 최종예선을 앞둔 대표팀은 혼란에 빠져들었다.
최종예선에서 다시 한 번 레바논을 만나게 된 최강희호가 각오를 다잡은 것은 이 때문이다. 한 수 아래의 상대임에는 분명하지만 방심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선수들은 90분 동안 최선을 다해 뛰었고 특히 '베이루트 쇼크'의 악몽을 직접 경험했던 구자철과 손흥민 등 8명의 선수들은 복수의 칼날을 갈았다.
월드컵 본선을 향한 장도의 여정에서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라는 점은 둘째치고서라도 한국 축구사에 쓰라린 상처를 남긴 레바논을 맞아 최강희호는 결국 3-0 완승을 일궈냈다. '포스트 박지성' 김보경이 2골을 터뜨리며 레바논의 밀집수비를 무너뜨린 가운데 레바논 쇼크의 한가운데 있었던 구자철이 경기 종료 직전 천금같은 쐐기골을 터뜨렸다.
결국 두 번의 레바논 쇼크는 없었다. 설욕을 꿈꿨던 상대에게 통렬한 복수의 쐐기골을 터뜨린 구자철은 유니폼을 걷어올리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근호와 이정수, 곽태휘는 물론 교체투입된 지동원과 손흥민, 그리고 골문을 지키던 정성룡 모두 한마음으로 기뻐했다. 레바논전 패배 이후 굴욕의 시간을 보냈던 이들의 기쁨이 남다른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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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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