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 연령부터 성격까지 '탈바꿈'..1인2역 '열풍'
OSEN 김경민 기자
발행 2012.06.13 08: 31

최근 안방극장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1인 2역 연기가 극의 중대한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배우에게 여러 작품들을 통해 다른 느낌의 매력을 펼치는 것은 하나의 힘든 과제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 방송되는 드라마들 속 배우들은 다른 작품도 아닌 하나의 드라마 내에서도 두 가지 캐릭터를 소화하며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그 주인공들은 바로 KBS 2TV 월화드라마 '빅'의 공유, SBS 수목드라마 '유령'의 소지섭, KBS 2TV 수목드라마 '각시탈'의 신현준. 앞서 큰 인기를 얻었던 SBS '시크릿 가든'과 '옥탑방 왕세자' 속 배우들의 1인 2역 연기의 바통을 이은 그들은 인기몰이 분위기까지 그대로 잇고 있다.

먼저 공유는 '빅'에서 연령대를 넘나드는 연기를 펼치고 있다. 공유는 극중 반항기 가득한 18세 소년 강경준(신원호 분)의 영혼을 가진 30대 모습의 서윤재로 열연하고 있다. 본래의 서윤재는 교사 길다란(이민정 분)의 약혼자이자 소아청소년과 의사로, 뛰어난 스펙뿐 아니라 섹시한 근육질 몸매까지 가지고 있는 '완벽남'. 하지만 강경준의 영혼을 가진 후부터 공유가 표현하는 서윤재는 철없는 사고뭉치로 돌변했다.
서윤재와 강경준의 영혼이 바뀌기 전이었던 방송 초반, 공유는 진중하고 사려 깊은 서윤재였다. 부드러운 목소리, 나지막한 어투, 매사에 조심스러운 30대 청년이었다. 하지만 공유는 극중 운명적 사고로 강경준의 영혼을 가진 서윤재를 분하며 천덕꾸러기로 변했다. 툴툴거리는 말투는 기본에 변덕은 덤인 '기분파' 18세 소년으로 말이다. 그간 훈훈하고 부드러운 캐릭터를 소화해왔던 공유는 '빅'에서 코믹한 표정을 서슴지 않는 능청스러운 연기를 펼치며 천방지축 서윤재로 완벽 변신했다.
'유령'의 소지섭은 '페이스 오프'라는 독특한 소재로 한 극에서 두 캐릭터로 태어났다. 소지섭은 '유령' 초반부에서 뛰어난 머리와 타고난 집중력, 우직한 책임감을 가진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의 '차도남' 김우현을 열연했다. 하지만 김우현은 어둠의 배후세력에 의해 죽음을 맞고, 함께 죽음의 위기를 당했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난 박기영(최다니엘 분)이 친구 김우현의 복수를 위해 김우현 모습으로 '페이스 오프'하며 큰 반전을 선사했다.
소지섭은 차갑고 속을 알 수 없는 본래 김우현과 김우현의 복수를 위해 인생을 내던진 '가짜 김우현' 박기영을 자연스럽게 넘나들었다. 특히 소지섭은 김우현, 박기영뿐 아니라 '김우현인 척하는 박기영', 즉 김우현과 박기영이 혼합된 제3의 캐릭터를 새롭게 펼쳐내고 있다. '가짜 김우현' 박기영이 매 순간 안고 있는 정체 탄로 위기는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반면 '각시탈'의 신현준이 분하는 이강산은 스스로 의도해 2역을 자청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신현준은 '각시탈'에서 일본강점기 일본군의 억압에 맞서는 영웅인 각시탈 이강산과 그 존재를 감추기 위해 바보인 척 연기하는 이강산을 오가고 있다. 일본군을 처단하기 위해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각시탈 이강산은 뛰어난 무술, 화려한 액션으로 카리스마를 펼친다. 하지만 일상 속 이강산은 늘 소리를 지르며 뛰어다니는 바보로 일본군의 수사망을 피하고 있는 것.
특히 신현준은 지난 7일 방송된 '각시탈' 4회에서 동생 이강토(주원 분)를 위험에서 구해주는 각시탈과 정체가 탄로 날 위기를 모면하려 발작하는 바보 연기를 차례로 선보여 극찬을 받기도 했다. 신현준은 장면마다 눈빛만으로도 각시탈 이강산인지, 바보 이강산인지를 뚜렷하게 전달해내며 그의 연기력을 다시 입증하고 있다.
배우들의 수많은 고뇌와 연구를 통해 탄생하는 '1인 2역' 연기. 그만큼 '1인 2역' 연기는 극의 흥미를 이끄는 주축이 될 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야누스적인 매력과 연기력을 돋보이게 하는 핵심 소재가 됐다. 이제 막 초반부에 들어선 작품들 속 세 배우가 앞으로 펼칠 팔색조 매력은 시청자의 기대를 더욱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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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유령', '각시탈'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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