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동점타’ 정보명, “몸이 근질근질 했었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6.13 06: 18

“크게 부담 갖지 않으려고 했다. 그리고 무조건 치겠다는 생각으로 달려들었다”.
공격형 타자로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그는 최근 들어 자주 출장 기회를 잡지 못하며 팬들의 기억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오랜만에 팀의 연장 끝내기 승리 징검다리를 놓는 동점타로 살아있음을 보여주었다. 롯데 자이언츠의 우타 외야수 정보명(32)이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하는 천금 동점타로 존재가치를 증명했다.
정보명은 지난 12일 사직 두산전서 2-3으로 뒤지고 있던 11회말 1사 2루서 대타로 출장, 상대 마무리 스콧 프록터(35)의 3구 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1타점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이는 3-3 동점을 만드는 값진 적시타였다. 롯데는 기세를 몰아 12회말 조성환의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으로 4-3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단독 2위(27승 2무 23패, 12일 현재)로 올랐다.

순천 효천고-동의대를 거치며 대학 시절 국가대표로도 선발되었던 정보명은 드래프트서 지명되지 못하고 2003년 롯데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그리고 강병철 감독 재임 말년이던 2007년부터 조금씩 1군에서 출장 기회를 얻으며 1군 전력으로 자라났다. 2009시즌에는 86경기 2할9푼6리 2홈런 34타점을 올리기도 했다. 풀타임 주전이나 화려한 플레이는 아니더라도 요긴한 순간 제 몫은 해주는 타자였다.
그러나 2010시즌부터 그는 조금씩 출장 기회를 잃어갔다. 대학 시절 외야수로 나서다 데뷔 후 3루로 나서려니 수비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고 다시 외야로 돌아간 후에는 후배 전준우(27)가 뛰어난 운동 능력으로 한 자리를 꿰차는 등 마땅한 자리가 없었다. 좋은 공격력을 갖추고 있으나 수비력에서 상대적으로 밀리는 감도 있었고 부상까지 겹치며 제 실력을 뽐내지 못했던 정보명이다.
그러나 12일은 달랐다. 정보명은 4번 타자 홍성흔이 갈비뼈 실금 부상으로 이탈하고 안방마님이자 중심 타선 한 축인 강민호가 오른 엄지 손톱 부상으로 휴식을 취해 파괴력이 현저한 가운데서 요긴한 동점타를 터뜨렸다. 가뜩이나 중상위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터진 천금 같은 안타였다.
경기 후 정보명은 “5회부터 팀에 기회가 오면 나도 모르게 몸이 근질근질했었다”라며 “직구를 노리고 들어갔는데 슬라이더가 왔고 때려낸 것이 동점타로 이어졌다”라고 밝혔다. 뒤이어 그는 “신본기가 대주자로 나온 뒤 돌아오는 타석에서 내게 기회가 올 것 같아 준비하고 있었다. 박빙으로 밀리는 시점에서 대타로 나선 만큼 무조건 친다는 생각으로 휘두른 것이 맞아 떨어졌다”라고 이야기했다.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고민이 큰 양승호 감독. 그러나 양 감독은 시즌 전부터 ‘백업이 강해 어떤 변수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팀’을 원했고 대체자 중 한 명으로 정보명을 언급했던 바 있다. 찬스 무산으로 인해 고전하다 연장까지 흘러갔던 경기서 정보명은 양 감독이 원하는 모습으로 연장 승리 징검다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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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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