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박희수, 최강 셋업맨 대결에서 더 돋보인 호투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6.13 06: 34

공 10개면 충분했다.
SK 박희수(29)가 LG 유원상(26)과의 리그 최강 셋업맨 대결에서 우위를 점했다.
박희수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올 시즌 5번째 맞대결에서 팀이 8-5로 리드하는 8회말에 등판, 공 10개로 LG 타자들을 가볍게 돌려세웠다.

직구는 스트라이크존 구석에만 꽂혔고 장기인 투심 패스트볼과 커브는 범타를 유도하는 코스로 형성됐다. 그렇게 박희수는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LG 윤요섭·이대형·정의윤을 가볍게 처리, 삼자범퇴와 함께 시즌 18홀드를 기록했다.
박희수의 이날 홀드가 돋보이는 것은 투구 과정과 결과 때문만은 아니었다. 박희수가 등판하기 전인 8회초 LG는 홀드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는 유원상을 마운드에 올렸다. 양 팀의 필승 셋업맨이 등판한 만큼, 8회초와 8회말은 서로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린 이날 승부의 하이라이트였다.
7회까지 5-2로 앞섰던 LG는 유원상이 8회초, 봉중근이 9회초를 틀어막을 계획이었다. 올 시즌 7회까지 앞선 상황에서 단 한 번의 역전패만 허용한, 승리를 확신할 수 있는 최고의 카드 두 장을 꺼낼 상황이었다.
하지만 유원상은 박희수와 달랐다. 140km대의 위력적인 슬라이더를 구사했지만 공이 가운데로 몰리며 SK 타선에 집중타를 맞았다. 첫 타자 대타 김강민에게 솔로포를 허용했고 정근우의 타구는 유격수 오지환이 처리하지 못해 내야안타가 됐다. 임훈에게 볼넷, 최정에게 좌전 적시타를 내주고 허무하게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물론 단 한 경기만을 놓고 박희수와 유원상을 비교하는 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결국 두 투수의 투구 결과가 승리와 패배로 직결됐다. 그만큼 박희수와 유원상의 위상은 마무리 투수 못지않다. 마무리 투수와 마찬가지로 ‘실수=패배’의 냉혹한 공식이 성립된다.
결과적으로 박희수는 10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과 함께 평균자책점을 0.72까지 끌어내렸다. 올 시즌 소화한 37⅔이닝 동안 실점은 겨우 3점 밖에 없다. 한층 더 예리해진 제구력으로 지난해 이상의 짠물 투구를 실천 중이다. 
반면 유원상은 지난 5월 26일 KIA전 이후 처음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1·2위 대결만큼이나 리그 최강 셋업맨 대결로 관심을 받았던 양 팀의 3연전 첫 경기는 이렇게 박희수의 한 층 더 높아진 위용과 함께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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