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할1푼대의 벽이 무너졌다.
한화 4번타자 김태균(30)의 4할 도전이 최대 고비를 맞았다. 김태균은 지난 12일 대구 삼성전에서 삼진 하나 포함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지난달 10일 대전 KIA전부터 이어진 26경기 연속 출루 기록이 끊기면서 시즌 타율도 4할8리로 떨어졌다. 여전히 타격 2위 강정호(0.355·넥센)를 넉넉히 따돌리는 타격 1위이지만, 시즌 처음으로 4할1푼대 벽이 무너졌다는 점에서 4할 도전에 적신호가 켜졌다.
김태균은 시즌 개막전이었던 지난 4월7일 사직 롯데전에서 5타수 2안타를 치며 타율 4할로 시즌을 시작했다. 놀랍게도 이날 경기가 올 시즌 김태균의 가장 낮은 타율이었다. 바로 다음 경기에서 3타수 2안타로 5할 타율을 기록한 김태균은 이후 고공 행진을 시작했다. 4월 한 달간 4할5푼대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4할6푼으로 마감했다.

5월에도 4할5푼대를 유지하며 좀처럼 타율이 내려올 줄 몰랐다. 5월까지도 4할3푼2리로 4할대 중반 타율을 지켰다. 그러나 6월 9경기에서 33타수 10안타 타율 3할3리로 주춤하는 사이 시즌 타율은 4할8리까지 떨어졌다. 지난 9일 대전 넥센전에서 4할1푼까지 떨어졌다 10일 경기에서 3타수 2안타를 치며 4할1푼5리로 올렸지만 3타수 무안타 한 번에 타율 7리를 까먹었다.
이로써 김태균의 최종 타율 4할 도전은 더욱 어려워졌다. 팀의 53경기 중 52경기에 나온 김태균은 179타수 73안타로 경기당 평균 3.44타수에 1.40안타를 생산하고 있다. 경기당 평균 수치를 기준으로 할 때 마지막 133경기까지 김태균이 4할 타율을 치기 위해서는 275타수 109안타를 쳐야 한다. 남은 80경기에서 3할9푼6리 타율을 쳐야 시즌 최종 타율 4할을 맞출 수 있는 것이다.
당장 13일 대구 삼성전에서 4타수 무안타를 치게 될 경우 김태균의 타율은 3할9푼9리로 떨어지게 된다. 4할1푼대 벽이 무너지게 됨에 따라 한 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못할 경우 3할대로 떨어질 불안감을 안고 뛰어야 한다. 4할1푼대 벽은 심리적 마지노선이기도 하다. 남은 경기에서 김태균의 부담은 더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태균의 4할 타율 유지는 역대를 통틀어도 손에 꼽을 만한 수준이다. 최초이자 마지막 4할 타자였던 1982년 MBC 백인천에 이어 1994년 해태 이종범(8월21일) 1987년 삼성 장효조(8월19일) 1992년 빙그레 이정훈(6월14일) 다음으로 가장 오랫동안 4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타자가 올해 김태균이다. 경기수로 따지면 이종범(104경기)-백인천(80경기)-장효조(71경기)-이정훈(57경기)과 2009년 LG 로베르토 페타지니(56경기) 다음이다. 1999년 삼성 김한수는 4월 타율 3할9푼2리로 시작한 뒤 6월22일 4할1리를 끝으로 4할 타율에 복귀하지 못했다.
김태균은 "나도 사람이다 보니 4할 타율에 대해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며 "언젠가 타율이 내려가기는 내려갈 것이다. 4할에서 내려가지 않고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막상 4할 타율에서 떨어지면 허무할 것 같기도 하다"고 털어놓았다. 4할1푼대 벽이 무너진 김태균이 과연 4할 타율을 수성할 수 있을까. 남은 80경기에서 타율 3할9푼6리를 쳐야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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