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의 류승룡이 이제 능글능글 유쾌한 카사노바를 벗는다.
12일 오후 서울 강남 신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내 아내의 모든 것' 350만 축하파티가 열린 가운데,이날 자리에는 배급 관계자들과 제작-홍보사 식구들 외에도 민규동 감독과 임수정, 류승룡 등이 참석해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졌다.
이날 깔끔하게 수염을 깎은 채 부드러운 올백 머리로 등장한 류승룡은 스크린 속 장성기가 실제로 튀어나온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유머러스하게 좌중을 휘어잡았다.

성기의 말투와 행동이 그대로 배어나와 대화를 주도해나가는 류승룡의 모습은 큰 웃음을 선사했다. 뿐만 아니라 이날 자리에 참석한 모두에게 일일히 관심을 쏟으며 주인공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했다. 실제로 '매너남'으로 유명한 그는 섬세하고 따뜻하게 챙겨주는 면모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실제 모습도 성기와 굉장히 비슷한 것 같다"라는 말에 류승룡은 "당장 내일부터는 말이 없어질 거다. 이런 모습도 오늘이 마지막이다"라는 의미심장한 대답을 했다.
알고보니 류승룡은 이날 영화 '12월 23일'의 테스트 촬영을 마치고 온 것이었고,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의 모습과는 180도 다른 새 모습으로 바뀔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12월 23일'은 정신지체가 있는 아빠와 딸의 이야기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감동을 선사할 휴먼 코미디. 극중 류승룡은 정신지체가 있는 아빠 용구 역을 맡는다. 어느 날 예기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억울한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수감되는 용구의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펼쳐질 예정. 관계자들은 숀펜 주연 외화 '아이엠샘'을 떠올리기도 한다.
"내일부터 말이 없어진다"란 말은 류승룡이 장성기의 캐릭터에서 빠져나와 새 캐릭터에 몰입할 준비가 완벽히 됐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이제 장성기 류승룡은 스크린에서만 간직해야 할 것 같아 아련함(?)을 자아냈다.
그런가하면 류승룡은 지난 해 '최종병기 활'(747만 633명)에 이어 2편 연속 흥행작을 만들며 스크린 주연급 배우로 우뚝 섰다. '최종병기 활'에서는 존재감 넘치는 악역이었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주연으로 영광을 안았다는 것도 의미있다.
'최종병기 활'과 '내 아내의 모든 것'의 흥행에 대한 느낌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그는 "'최종병기 활'이 쭉 가는 흥행이었다면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것이 재미있다"라며 웃어보였다.
ny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