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상반기 가요 어땠나.. 버스커 습격-빅3 돌격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2.06.14 07: 45

빅3가 휘몰아치고 버스커버스커가 홈런을 친 2012 상반기였다.
가수는 늘고, 새로 뜬 스타는 많지 않아 한숨이 깊어진 가요계는 지난 상반기 버스커버스커 신드롬과 빅3의 '입지 다지기' 외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했다. 우수수 쏟아지는 음악 프로그램과 국내외 행사 스케줄에 규모를 불리면서도 너무 급변하는 대중의 취향과 실시간으로 변하는 음원차트에 가슴을 졸여야 하기도 했다.  
버스커버스커 열풍은 기록에 남을 만했다. 지난해 엠넷 '슈퍼스타K3'에서 편집에 불만을 품고 하차한 예리밴드를 대신해 극적으로 생방송에 합류한 버스커버스커는 젊은 층에 크게 어필해 준우승을 차지하더니, 지난 3월 발매한 첫 앨범으로 그야말로 홈런을 쳤다. 지난해 리쌍과 빅뱅, 소녀시대 등이 성공한 '수록곡으로 차트 상위권 줄세우기' 현상을 보이고는 4월 한달 내내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다.

트렌디하지도, 드라마틱하지도 않은 담담한 노래가 당시 '건축학개론'으로 극장에서 불기 시작한 첫사랑 붐과 궤를 같이 하며 사람들의 감성을 뒤흔든 것. 이 신드롬은 아이돌의 현란한 음악에 귀가 지쳐서, 풋풋한 감성을 오랜만에 다뤄줘서 등의 이유로 풀이됐고, 복병을 만난 가요계는 그야말로 '패닉'이었다. 젊은 층에서는 '여수밤바다'를 들으며 여수에 찾아가는 게 유행이 되기도 했다. 
열풍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 5월19일 가온차트 집계 기준 버스커버스커 1집 수록곡 11곡은 총 1300만건을 넘는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했다. 타이틀곡 '벚꽃엔딩'은 200만건이 넘었고, '이상형', '첫사랑', '여수밤바다', '꽃송이가', '외로움 증폭장치' 등 총 6곡이 10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앨범도 쑥쑥 팔려나가 10만장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버스커버스커가 가요계에서 영향력을 불려가고 있는 엠넷의 작품이었지만, 기존 빅3의 입지도 만만치 않았다. 오히려 더 강해졌다. SM, YG, JYP는 쉴 틈 없이 신곡을 쏟아내며 대중의 시선을 한시도 놓치지 않았으며, 세 회사가 힘을 합친 SBS 'K팝스타'는 여러명의 수재들을 건져내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SM은 3월부터 샤이니, EXO, 소녀시대 태티서, 에프엑스를 줄줄이 컴백, 혹은 데뷔시켰으며 JYP는 '드림하이2' OST부터 시작해 미쓰에이, 박진영, JJ프로젝트, 원더걸스의 새 음반을 내놨다. YG는 세븐과 빅뱅의 음반을 내놓고 최근에는 현대카드와 콜라보레이션한 빅뱅의 스페셜 앨범을 출시했다. K-POP 붐을 주도하는 기획사 답게 각종 월드투어가 이어졌고 해외에서의 러브콜도 끊이지 않았다.  
'K팝스타'는 이들 3사의 존재감을 재확인시켰다. 입이 떡 벌어지는 이들 기획사 내부가 공개됐고, 이들의 손을 거쳐서 출연자들이 얼마나 진일보하는지를 입증해냈다. 무섭지만 자상한 양현석, 섬세하고 프로페셔널한 '소리반 공기반' 박진영, 똑부러지면서도 인간적인 매력도 보여준 보아가 각 회사의 캐릭터를 대변하며 호감도도 높였다.  
가요계 전체적으로 보자면 그리 쉽지는 않았다. 한번에 우뚝 선 진정한 '샛별'이 탄생하지 않았고, 인기그룹들도 실시간 차트에서 잠깐 '반짝' 했다가 금새 순위가 급락하는 아픔을 맛봐야했다. 1위를 하루 이상만 지켜내도 안심. 1위로 진입했다가 정오도 되지 않아 순위가 떨어져버리는 경우가 수두룩했다. 음원 오픈 순간부터 매시간마다 차트를 체크하며 행여 순위권에서 밀려났을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은 가요계 흔한 장면이 됐다.
야심차게 돌아온 MBC '나는 가수다2'도 통하지 않았다. 이은미, 김건모 등을 내세워 또 한번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됐으나, 지나치게 심각한 경연은 시청자들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창력이 주는 감동은 지난해 이미 체득할 만큼 한 것이다. 더 이상 새로울 게 없자, '나는 가수다2'는 그 화제성에서 후발주자 KBS '불후의 명곡'에게도 밀리고 말았다. '나는 가수다'로 역전을 노렸던 가수들은 좀 겸연쩍게 됐다.
아이돌 그룹은 더 이상 시장을 키워내지 못했다. '철새 팬'들이 이리 저리 움직이며 여러 가수를 응원하면서 팬들을 유치하기 위한 움직임이 치열해졌다. 조금만 활동이 뜸하면 순식간에 다른 그룹에 팬을 빼앗기며 팬덤이 약해져 발을 동동 구르는 일도 많았다. 10대 팬덤을 벗어나 대중에 인지도를 높여보려 해도, 리얼 버라이어티와 오디션 프로그램이 주를 이루는 지상파 방송 예능에 발을 내딛기가 쉽지 않았다. 
올 여름과 하반기는 더욱 쉽지 않은 전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엔 그야말로 톱가수들이 모두 컴백해 대전을 치르며, 하반기엔 대선 등과 맞물려 가요계가 이슈를 끌고 가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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