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쓰GO(, 박철관 감독)가 고현정-유해진이라는 이색 조합의 커플을 B급 감성의 액션멜로물에 담았다.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커플이지만 나름 신선하게 멜로의 감성을 자아낸다.
13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첫 공개된 '미쓰GO'는 남녀주인공 고현정과 유해진의 색다른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영화는 마치 쿠엔틴 타란티노의 B급 감성 무비를 연상케하는 '짬뽕' 오락 장르물이다.
영화는 소심한 여인 천수로(고현정)가 어느 날 수상한 수녀님의 심부름 한 번에 500억원짜리 범죄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렸다. 코믹액션이란 외피를 입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고현정과 유해진의 멜로극이라고 할 수 있다.

여주인공 천수로(고현정)는 '최악의' 대인기피증과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것으로 설정됐으나 이는 지나친 표현이고, 제 앞가림을 잘 못하는 민폐형 여주인공이라고 하는 것이 적절할 듯하다. 영화는 이 민폐형 여주인공이 운명처럼 한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그러다 배신당하고, 그 배신의 아픔으로 인해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TV 드라마 복수극의 형태는 아니다. 배신의 동력으로 180도 바뀌는 여자의 성장담이라고도 할 수 있다.
유약한 천수로가 예기치 않게 범죄의 여왕으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경찰과 범죄조직이 개입되며 수많은 소동이 일어난다. 배신, 음모, 싸움, 욕설 등 조폭 영화에서 흔히 본 장면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그래도 힘을 실어주는 것은 고현정-유해진의 독특한 멜로다. 박력있는 키스신도 그려진다.
기대고 싶은 카리스마 넘치는 남자 '빨간구두'로 분한 유해진의 모습이 새롭고, 성동일은 웃음기 뺀 진지한 악역 연기를 보여준다. 박신양이 범죄조직 두목으로 특별 출연했다. 오는 2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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