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 호투는 우연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 등판은 몸이 무거운 현상을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어느새 100구 넘게 던지더라”.
전임 감독 시절 선발 유망주로 꼽혔으나 재능을 꽃피우지 못했던 계투 요원이 두 차례 ‘아르바이트 선발 기회’를 통해 선발로서 재능을 다시 뽐냈다.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이 선발로 두 차례서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 기준에 걸맞는 투구를 펼친 노경은(28)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13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덕아웃서 전날(12일) 선발로 7이닝 동안 104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탈삼진 7개, 사사구 2개) 2실점 호투를 펼친 노경은에 대해 “앞으로도 선발로 써야 할 지 고민에 빠졌다”라고 밝혔다. 노경은은 6일 잠실 SK전서도 6⅔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상대 선발 마리오 산티아고와 투수전을 벌인 바 있다.

2003년 성남고 졸업 후 1차 우선 지명으로 입단한 대형 유망주였던 노경은은 김경문 현 NC 감독 시절 파이어볼러 선발형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시즌 전 4,5선발 감으로 기대를 모았던 선수였으나 고질적인 제구난과 부상이 겹치며 선발로서 기회를 잃다가 지난 시즌에는 계투 요원으로 훈련을 받은 뒤 전천후 릴리프로 가능성을 비춘 바 있다.
2군에서도 김진욱 감독이 투수코치로 재직하던 당시 마무리 보직을 맡으며 묵직한 구위로 타자를 돌려세우는 보직을 맡았던 노경은이다. 김 감독도 취임 당시부터 ‘노경은은 미래의 마무리감’으로 점찍어두며 셋업맨으로 마무리 수업을 시키고자 했다. 그러나 4선발 임태훈의 부상으로 인한 2군행 후 구위 자신감 회복과 공백 메우기를 위해 두 차례 아르바이트에서 대단한 쾌투를 보여준 덕분에 김 감독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행복한 고민으로 표하기 어려운 이유는 임태훈을 다시 계투로 놓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경은이가 선발로서 재능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계투 보직에서 잘 던져서 올 시즌에도 계투로 활용하고자 했는데 두 차례 선발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다고 임태훈을 1군 복귀 시 계투로 복귀시키기도 무리가 있다. 허리가 좋은 편이 아니라 연투가 잦은 계투 보직에 놓기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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