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화제 속에서 '인기의 꽃'을 피우고 있는 SBS 주말특별기획 '신사의 품격'. '신사의 품격'은 톱스타들이 대거 포진, 그들의 활약에 대한 기대로 방송 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신사의 품격' 속 불혹의 신사들이 펼치는 사랑 이야기에 톡 쏘는 상큼함을 불어넣는 신예 스타가 있다. 바로 임메아리 역으로 열연 중인 배우 윤진이다.
윤진이는 일찍이 '신사의 품격' 오디션에서 120대 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임메아리 역에 발탁된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윤진이는 '신사의 품격'이 첫 데뷔작이지만,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브라운관을 어색함 없이 종횡무진 누비며 톱배우들 사이에서도 확실한 존재감을 증명하고 있다.
윤진이는 지난 4일 가진 OSEN과의 인터뷰에서 연이은 밤샘 촬영 스케줄에도 지친 기색 없이 임메아리다운 발랄함이 고이 묻어나는 모습이었다. 풋풋한 소녀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그에게 가장 먼저 캐스팅과 관련된 이야기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죠. 전화로 감독님의 '같이 하자'라는 말씀을 듣고 정말 펑펑 울었어요. 그 기쁨과 환희, 말로 표현할 수 없죠. '신사의 품격' 오디션 기회가 왔을 때, '온에어', '시크릿가든' 등 김은숙 작가님의 전작을 모두 보며 연구했어요. 작가님의 글 스타일을 분석하면서 공부하려고 했어요. 신우철 감독님은 예전부터 제가 팬이었고요."
그는 '신사의 품격' 출연, 그리고 쏟아지는 시선들에 대해 아직은 얼떨떨해하는 듯했다.
"가끔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가면 사람들이 쳐다보는데, 먼저 '왜 쳐다보지?'라고 의아한 생각이 들어요. 그 후 '아, 나 드라마 하지. 그래서 쳐다보는구나'하고 뒤늦게 인지하게 되죠.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나요."
톱배우들이 뭉친 '신사의 품격' 같은 대형 작품이 첫 작품이라는 것은 그에게 기쁨과 동시에 부담감으로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었다.
"부담감 많아요. 캐스팅되고 정말 기뻤지만 첫 작품이 '대형작'인 데 따른 걱정도 많았죠. 그래서 신인이라도 '내 연기에 대해 '발연기'라는 표현만큼은 나오게 하지 말자'라는 일념으로 준비했어요."

실제로 최근 '신사의 품격'에서 펼쳐지는 윤진이의 연기를 보고 있자면 어색함이 없는 것은 물론 임메아리를 완벽하게 흡수해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극중 김민종과 펼치는 알콩달콩 로맨스는 보는 이들에게 설렘을 가득 안겨주고 있다. 두 사람은 불혹과 24살이라는 나이 차에도 극중 어느 커플에도 밀리지 않는 지지를 받고 있다.
"김민종 선배님은 같이 호흡을 맞출 때 늘 '괜찮아. 마음껏 해'라며 다독여 주세요. 좋은 말을 많이 해주시며 편하게 대해주셔서 제 긴장감을 덜어주세요."
윤진이는 상대역 김민종에 대한 칭찬, 존경이 끊이지 않았다. 김민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때는 윤진이가 아닌 임메아리와 대화하는 것 같았다. 오히려 임메아리보다 더한 김민종의 팬이 되어 있었다. 그는 극중 인물 중에서 실제 이상형을 묻는 말에도 망설임 없이 '최윤(김민종 분)' 캐릭터를 꼽았다.
"실제 이상형도 최윤이에요. (조금 답답한 면이 있지 않나는 질문에) 그렇긴 하지만 최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 못 하는 이유가 정확히 있잖아요. 메아리도 그걸 분명히 알고 있고요. 최윤은 메아리를 정말 사랑하고 아끼기 때문에 오히려 다가가지 못하죠. 저는 이런 착한 남자가 좋아요. 저만을 생각해주는 남자요. 최윤 같은 남자라면 실제로도 나이 차를 극복하고 아무 조건 없이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배우 김민종과 캐릭터 최윤을 동시에 바라보는 윤진이의 느낌을 듣고 싶었다.
"김민종 선배님은 실제로도 최윤과 비슷하세요. 젠틀하시고 부드러우세요. 굳이 차이를 꼽자면 김민종 선배님이 최윤보다 더 유머러스하시다는 것?(웃음) 특히 김민종 선배님을 통해 배우는 게 많아요. 연기 외적인 것들요. 감독님과 스태프들 한명 한명 세심하게 잘 챙겨주시거든요. 촬영장 밖에서의 태도도 배우고요. '나도 스태프들을 저렇게 챙겨야겠다'고 느끼게 해주세요."
최윤 캐릭터에 대해 깊은 애정을 표현하는 윤진이와의 대화에서 최근 화제가 된 김민종과의 '뽀뽀신' 이야기가 빠질 수 없었다. NG를 포함해 30번 정도의 뽀뽀를 해야 했던 상황에서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을 법했다.
"('뽀뽀신' 검색어에 올랐다는 말에) 좋은 장면을 건지려고 공을 많이 들인 장면이에요. 에피소드요? 음, 제가 뽀뽀를 할 때 김민종 선배님이 갑자기 고개를 제 얼굴 쪽으로 돌리시는 장난을 쳐서 NG가 난 적이 있어요.(웃음)"
임메아리 캐릭터에 완전히 동화된 윤진이의 모습을 보며 임메아리와 실제 윤진이의 비슷한 점과 차이점이 궁금했다.
"사랑에 있어 메아리 정도로 적극적이진 못하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메아리처럼 먼저 대시를 하는 편이에요. '내가 너 찜했다' 알아차릴 수 있게요. 또 메아리처럼 털털한 성격이에요. 주위에서 '남자 같다'는 말 많이 들어요. 나름 내숭을 부리고 있는데도 주변에서는 내숭이 없대요.(웃음) 다른 점은 메아리는 '8차원'이라는 별명이 붙여진 것처럼 엉뚱한 면이 있어요. 그런데 저는 실제로는 '4차원' 소리도 들어본 적이 없어요. 또 메아리는 화가 나면 화를 내고, 좋으면 좋고 자기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요. 그런데 저는 메아리보다는 감정 표현에 과감하지 못한 것 같아요. 메아리보다 조금 더 현실적이고, 구수하고, 애어른 같은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윤진이는 멋진 오빠들과 주위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임메아리 캐릭터에 부러움을 표하는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극중 캐릭터와 실제 배우들의 모습은 어떤 공통점과 차이가 있는지 물었다. 그는 먼저 이종혁이 극중 모습과 가장 다르다고 말했다.
"이종혁 선배님은 언행이 바르시고 이성적인 성격이세요. 신중하게 말씀하시고 옳고 그름이 정확하시죠. 바람둥이 이정록과는 전혀 달라요."
또 그는 작품을 함께 하는 배우 중 예상했던 이미지와 실제 모습이 다른 배우로는 장동건을 이야기했다.
"장동건 선배님 하면 '톱배우'로만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재미있는 표정도 지으시고 유머 감각이 뛰어나세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친근한 인간미가 느껴졌어요. 연예인, 배우 장동건 선배님이 아니라 인간적인 장동건 선배님이요. 그리고 장동건 선배님은 늘 '스마일맨'이세요. 훈훈한 미소를 항상 띠고 계세요."
이어 그는 "김수로 선배님은 늘 '파이팅'을 외치시며 현장 분위기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세요. 분위기 메이커시죠"라며 현장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중년의 사랑을 다루는 '신사의 품격'은 출연진들의 연령대가 윤진이보다 높은 것이 사실. 현장에서 배우들과 세대 차이를 겪은 경험은 없는지 물었다.
"세대 차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없어요. 다른 선배님들이 워낙 젊게 사세요. 드라마 속에서처럼 진짜 동네 친구 오빠 같아요. 개그프로그램 유행어도 다 따라 하시고, 성대모사도 하시고 유쾌하세요. 특히 김수로 선배님을 보며 '나도 저렇게 젊게 살아야지'라고 생각을 많이 해요. 40대라는 것이 안 믿길 때가 많아요."
매회 주옥같은 장면으로 시청률을 잡고 있는 '신사의 품격'에서 윤진이가 꼽는 명장면은 무엇일까.
"김민종 선배님이 소녀시대 춤추시는 거요. 정말 잘 추시더라고요. 집에서 소파 위에서 모니터하다가 재밌어서 굴러떨어질 뻔 했어요."
극중 윤진이의 교사 역할로 분하는 김하늘과의 호흡은 어떤지 물었다.
"김하늘 선배님의 연기는 정말 자연스러워요. 같이 호흡을 맞출 때면 많이 가르쳐주세요. 제가 신인인데도 다정하게 잘 챙겨주세요. 김하늘 선배님을 보며 저도 나중에 선배가 됐을 때 후배들에게 잘해줘야겠다고 생각해요. 김하늘 선배님 쫓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배우는 입장이에요."
말 한마디의 끝에는 모두 무엇이든 배울 것이라는 열의가 담겨 있었다. 그의 열정적인 모습이 참 예뻤다. 스펀지 같은 흡입력과 탱탱볼 같은 통통 튀는 매력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윤진이는 앞서 그가 부러워하는 임메아리보다도 더 큰 사랑을 받을 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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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