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는 힘겹다?
지난 13일 선동렬 KIA 감독은 에이스 윤석민(26)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이유는 팔꿈치에 미세한 염증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한화의 에이스 류현진(25)은 오른쪽 등근육 부상으로 지난 10일 엔트리에서 빠졌다. 모두 두 차례 정도 로테이션에서 빠져 휴식과 재조정을 하라는 일종의 휴가명령이라고 볼 수 있다.
두 투수는 에이스의 책무에 시달렸다. 윤석민은 초반 무서운 볼을 던졌다. 초반 6경기에서 9이닝 2회, 8이닝 2회를 던졌다. 평균 5일 간격으로 등판해 거둔 성적표였다. 그러나 5월 11일 광주 두산전 완봉승 이후 난타를 당하는 평범한 투수로 바뀌었다. 팔꿈치 통증이 왔고 투구폼도 바뀌었다.

윤석민이 작년 시즌 4관왕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무리를 했다. 시즌 중반 2주 정도 쉬긴 했지만 후반기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타이틀을 따내기 위해서 힘겨운 일정을 소화했다. 올해는 작년의 후유증이 겹쳐 있다고 볼 수 있다. 시즌 초반은 버텼지만 이후 부쩍 힘에 부친 모습이었다.
류현진도 올해 힘든 일정을 소화했다. 평균 5일 간격으로 등판해 평균 7이닝씩 던지면서 마운드를 지켰다. 팀 득점력과 궁합이 맞지 않아 방어율은 2.76으로 낮은데도 2승(3패)에 그쳤다. 팀이 부진한 탓에 자신이 등판하면 반드시 이겨야 하고 실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리를 했다.
이미 류현진은 작년 6월에도 어깨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빠진 적이 있었다. 역시 올해처럼 개막부터 에이스로 7이닝 이상 마운드를 지키느라 무리했고 어깨에 부담이 찾아왔다. 당시 19일만에 돌아왔지만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에이스의 책무는 연승은 이어주고 연패는 막아주는 일이다. 그래서 항상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다. 그러나 지쳐버린 에이스의 부재로 인해 당장 두 팀은 중요한 시기에 전력 손실을 입었다. KIA는 윤석민의 부진으로 상승 기류에 올라타지 못했다. 한화는 힘을 내는 듯 했지만 최근 다시 주저 앉고 있다. 두 에이스의 부재가 만만치 않는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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