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텀 쉬어가는 작전이 적중했다".
한화 이글스의 '코리안특급' 박찬호(39)는 지난달 29일 대전 삼성전에 등판한 뒤 로테이션을 한 텀 걸렀다. 그는 11일 동안 긴 휴식을 취한 뒤 11일 대전 넥센전에 12일 만에 등판했다. 그의 지친 체력을 우려한 코치진의 결정이었다.
박찬호는 11일 경기에서 5⅓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3승째를 따내고 팀의 2연패도 끊었다. 박찬호는 이날 140km 중반대의 위력적인 직구와 함께 최고구속 146km에 이르는 투심 패스트볼도 살아나면서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그는 경기 후 "코치님이 쉬어가자고 하셨는데 그 작전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조건 쉬는 게 좋은 것은 아니다. 투수 출신의 김시진(54) 넥센 감독은 "투수들도 개인마다 성향이 다 다르다. 4일 쉬고 잘 던지는 사람이 있고 5일 쉬어야 잘 던지는 사람이 있다. 얼마나 쉬는 게 좋은 건지는 쉰 뒤 어떻게 던지느냐 결과를 놓고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핵잠수함' 김병현(33)의 결과는 어떨까. 김병현도 선발 로테이션을 한 번 걸렀다. 김병현은 체력적인 문제도 있지만 팀 사정도 있었다. 김병현은 지난 1일 사직 롯데전에 등판한 뒤 8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로 예고됐으나 비가 와 경기가 우천 연기됐다.
경기가 연기된 뒤 김 감독은 "다른 선발들의 컨디션을 위해 김병현을 아예 한 텀 거르게 하겠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6일 휴식 7일째 등판을 하고 있는 김병현이 하루를 더 늦출 경우 다른 선발들의 등판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2년 정도 쉰 뒤 규칙적인 선발로 나서면서 어깨, 팔꿈치 등에 알 배김을 호소하는 김병현에 대한 배려도 있다. 김병현은 최근 통증으로 인해 주무기인 직구를 제대로 꽂아넣지 못하고 제구 난조를 보였다. 최근 등판인 1일 롯데전에서 3⅔이닝 4피안타 8사사구 6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13일 목동 KIA전에서 명예 회복에 나서는 김병현이 어떤 투구를 보여줄까. 팀 타선은 앞선 두 경기에서 19점을 뽑아내는 괴력을 보여줬다. 12일 만에 나서는 김병현의 어깨가 한층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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