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해진이 영화 '미쓰GO'(박철관 감독)에서 숨겨뒀던 멜로감성을 폭발시킨다.
B급 감성의 액션멜로물 '미쓰GO'의 볼거리는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와 고현정-유해진이라는 이색 조합의 커플이다. 이들은 어울리듯 안 어울리듯 기묘한 조화로 시선을 잡아끈다.
13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첫 공개된 '미쓰GO'는 멜로, 스릴러, 코믹, 추격 등이 얽히고 섥힌 복합 오락 장르물이지만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된 여자가 그 사랑의 배신과 상처로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

극중 소심한 민폐녀 천수로(고현정)가 사랑에 빠지는 인물은 범죄조직에 잠입한 경찰 '빨간구두' 유해진. 하늘로 높이 세운 헤어스타일에 도회적인 빨간 구두를 신은 마성의 그 남자는 옴므파탈과 순수남을 오가며 매력을 발산한다.
여기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캐릭터보다도 유해진의 진지한 멜로 연기다. "천수로 씨는 제가 지켜드리겠습니다"라는 말은 천수로 뿐 아니라 실제 여성관객들의 마음을 흔들 만큼 듬직하고, 오토바이 뒤에 태우고 사정없이 질주하는 모습은 남성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빨간구두의 마력은 공황장애와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는 천수로의 삶을 180도 뒤바뀌게 할 정도다.
하지만 진짜 멜로감성을 뽐내는 것은 이런 외형적 변화가 아니라 섬세한 감정연기다.
천수로와 단둘이 방에 있을 때 짓눌리는 어색한 공기와 설레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말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당황하는 모습, 만화가인 천수로가 자신이 겪은 일을 벽에 드로잉한 것을 보자 그녀에 대한 안쓰러움과 사랑을 느끼는 모습, 여기에 박력있는 키스신까지. 웃음기 뺀 진지한 유해진의 모습은 새롭지만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이처럼 감칠 맛나는 멜로가 아닌 정통 멜로물에서 유해진은 어떤 모습일까, 라는 궁금증도 키운다.
천하의 고현정을 뒤흔드는 남자가 유해진이라는 설정 자체는 코믹하게 다가올 수 있으나, 꽃미남은 아니지만 품격이 있고 자상한 매너남이지만 나쁜남자인 빨간구두의 매력이 영화를 살린다.
한편 '미쓰GO'는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천수로가 어느 날 수상한 수녀님의 심부름 한 번에 500억원짜리 범죄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렸다. 오는 2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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