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국내 힙합•인디 음악계는 듀오가 대세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2.06.14 10: 01

[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최근 국내 힙합과 인디 음악계에 2인조 듀오가 큰 각광을 받고 있다. 신구 아이돌 가수들이 음악 프로그램 및 음원•음반 차트를 독식하는 와중에도 두터운 마니아 팬 층을 통해 저력을 발휘하고 있는 기성 팀이 있는가 하면, 새 노래와 앨범을 발표하고 활동을 시작하자 마자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신진 듀오 세력도 가세해 큰 활력을 불어 넣고 있는 중이다. 또한, 현재 보다 향후 발표 작품에 더욱 기대를 갖게 만드는 실력 파 2인조 팀들도 발견할 수 있는 우리 가요계 힙합•인디 뮤직씬의 모습이다.
- ‘폭풍신드롬’ 형돈이와 대준이 / ‘저력의 듀오’ 리쌍 –
  빅뱅•원더걸스 및 f(x)등 대표 아이돌 그룹과 경쟁하며 각종 음원 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형돈이와 대준이의 인기가 이렇게 폭발적일 거란 사실은 두 사람 조차도 짐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국민MC 유재석이 참여한 ‘올림픽대로’는 실시간 및 일간 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통했고, 후속 곡 ‘안 좋을 때 들으면 더 안 좋은 노래’는 독특한 컨셉의 뮤직비디오와 뉴스 프로그램 출연과 같은 화제의 동영상으로 온 오프라인에서 큰 이슈거리가 되고 있다. ‘갱스터 랩’을 표방하고 촌스럽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한 벌의 무대 의상만을 고집하는 웃기는(?) 컨셉으로 ‘근래 웃을 일이 많지 않은 날들’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즐거움과 유쾌함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정형돈의 직설적 가사와 데프콘의 멜로디 라인이 어우러진 다섯 곡을 담은 EP “껭스타랩 볼륨 1”은 2012년 6월에 발표된 대표 힙합 작품으로 기억될 듯싶은데, 대형 음반 판매 사이트에서는 며칠간 ‘일시 품절’ 표시를 할 정도로 품귀현상을 빗는 등 CD 역시 폭발적인 팬들의 반응을 얻고 있다.

  형돈이와 대준이의 기세에 눌려 인기 전선에 적신호가(?) 켜진 대한민국 대표 힙합 듀오 리쌍은 지난 앨범 이후 홍보를 위해 “음악 프로그램” 출연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개리와 길은 고정 예능 프로그램에서 얼굴을 드러내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는데, 그들의 전략은 제대로 맞아 떨어져 음원 및 음반 판매 모두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5월 24일 발매한 정규 8집 앨범 “Unplugged”를 위한 TV출연은 거의 없는데, 타이틀 곡 ‘너에게 배운다’를 비롯 수록 곡들이 발표 당시 실시간 음원 차트 상위권을 독식하는 등 힙합 지존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윤도현•정인•바비 킴•쌈디 등이 피처링으로 참여 앨범 판매차트 10위권을 유지, 본격적인 앨범 활동을 한다면 절친 정형돈과 데프콘과 ‘우정 어린 경쟁’을 펼치지 않을까?
  매년 여름 시즌이 오면 밝고 흥겨운 힙합 사운드를 들고 나오는 유쾌한 힙합 듀오 마이티 마우스가 생각하는데, 여성 보컬리스트 소야가 함께 한 ‘나쁜 놈’이란 곡으로 각종 음악 프로그램에서 댄서블한 힙합 리듬을 선보이며 “인기 힙합 듀오” 라인에서 활약 중이다.
-  개성 있는 음악으로 승부하는 인디 듀오들  –
남성 듀오 10cm와 여성 듀오 옥상달빛이 탄탄한 인기를 통해 가요계에서 확실하게 자리잡게 되면서 국내 인디 음악계에 2인조로 결성된 신구 팀들의 활동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2004년에 첫 앨범을 발표한 2인조 모던 록 밴드 페퍼톤즈(Peppertones)는 4월 하순에 발표한 네 번째 정규 음반 “Beginner`s Luck”으로 앨범 판매 차트에서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뉴 테라피 사운드’를 표방하며 경쾌하고 밝은 모던 록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여성 듀오 옥상달빛은 6곡이 수록된 EP “서로: Each Other”를 5월초에 2천장 한정 반으로 발표 인디 음악계의 대세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2009년부터 앨범 활동을 시작한 남성 2인조 듀오 원펀치(One Punch)는 첫 번째 정규 앨범 “Punch Drunk Love”를 5월 22일에 공개한 바 있는데, 노르웨이 출신 포크 듀오로 여러 차례 방한할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킹스오브컨비니언스(Kings Of Convenience)의 콘서트 오프닝 무대를 장식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데 풍부한 음악적 감성에서 표출된 노래들을 이번 음반에 수록했다고 한다. 확고한 음악적 신념을 담은 혼성 듀오의 등장도 반갑다. 소녀시대의 노래를 만든 작곡가 황현과 여성 멤버 신아녜스로 이루어진 마이애프터눈(My Afternoon)은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첫 앨범 “Chord”를 ‘힐링 팝’이란 단어로 정의 외롭고 힘겨운 이들에게 음악으로 치료를 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낸다.
원펀치와 마이애프터눈은 최근 발표한 정규 앨범에 담긴 수록 곡들을 통해 신예 싱어송라이터 듀오로서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향후 내놓을 작품에 더욱 많은 기대를 갖게 하는 두 팀이기도 하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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