푼수끼 가득한 배우 윤지민이 얌전해졌다.
윤지민은 KBS 2TV 일일시트콤 ‘선녀가 필요해’에서 30대 중반의 엔터테인먼트 기획이사 역을 맡아 화려하고 냉소적인 차도녀 여성이지만 그에 걸맞지 않은 히스테리를 가진 마태희라는 인물을 열연하고 있다.
마태희는 극 중 아버지의 김추자 사랑에 의해 마추자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자칭 아름다운 김태희를 본따 ‘마태희’라는 예명을 쓰는 자아도취형 캐릭터다.

시크한 패션에 도도한 외모로 부하 직원들에게 독설을 날리는 것과 달리 짝사랑하는 차세주(차인표 분) 앞에만 서면 약해지고 나사가 하나 빠진 듯 실실 웃기만 한다. 그런 마태희는 왕모(심혜진 분)와 채화(황우슬혜 분)이 등장하면서 굴욕적인 삶을 살게 된다.
선녀가 지상으로 내려온 것을 가장 반가워하지 않는 마태희는 특히 어느 상황에서도 항상 능청스럽고 밝은 채화를 탐탁지 않아 한다. 매번 채화와 부딪히는 마태희는 이동식 화장실, 초콜릿 팩을 한 채 주차타워의 차 안에 갇히고 생리현상 굴욕까지 당해 세련된 외모와는 정반대의 반전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그런 마태희가 요즘 지나치게 얌전해졌다. 자신이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차세주가 채화에게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실연의 충격에 집에서 두문불출하더니 채화에게 사랑의 눈빛을 보내는 차세주를 보며 조용히 슬퍼하고만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안타깝기도 하면서 푼수였던 마태희가 그리워진다.
또한 얼굴만 마주치면 신경전을 펼쳤던 차세동(이두일 분)과 티격태격 묘한 러브라인이 형성되는 듯하다가 최근 주춤해지며 마태희의 특유의 성격도 보기 어려워졌다.
‘선녀가 필요해’에는 예상하기 쉽지 않은 마태희의 푼수가 필요하다. 마태희가 기운을 차리고 다시 푼수녀로 돌아와 시트콤에 활기와 재미를 불어넣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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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