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CCTV를 보는 데 몸을 풀고 있더라. 그러더니 어느새 내 옆에 와 있길래 '오늘은 안 된다'라고 다시 한 번 이야기했다".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이 마무리 스콧 프록터(35)의 열성에 내심 대견한 기색을 비췄다.
김 감독은 14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덕아웃서 불펜을 비추는 CCTV를 보며 "어제(13일) 프록터가 이틀 연속으로 나갈 수 있다면서 몸을 풀더라. '쟤 왜 저래' 했었지"라며 웃었다. 프록터는 지난 12일 3연전 첫 날 2이닝 2실점으로 블론세이브 및 시즌 첫 패배를 당하고 격분한 기색을 금치 못했었다.

12일 경기서 프록터의 투구수는 44개. 시즌 15세이브(1위)를 올리며 부동의 마무리로 자리를 굳힌 프록터인 만큼 이틀 연속 등판은 사실상 어려웠다. 그러나 김 감독은 프록터가 몸을 풀고 있는 데 대해 화들짝 놀라며 등판 자청을 만류했음을 밝혔다.
"팀을 위한 마음가짐만은 정말 바람직하다. 그러나 스트레칭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 곁으로 와서 등판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더라. '중뿔내지 말고 가서 앉아'라고 했지".(웃음) 어느덧 팀원으로 자리를 굳힌 프록터에 대한 대견함이 담긴 감독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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