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3연패의 KIA 타이거즈에 새 바람을 불어일으킨 것은 이날 첫 선발 출장 기회를 잡은 신고 출신 2년차 선수였다.
KIA 포수 한성구(24)는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전에 7번 겸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지난해 1월 신고선수로 입단, 지난 4일 엔트리 등록 후 첫 선발 출장이었다.
한성구는 이날 4타수 3안타 3타점 1볼넷으로 맹활약했다. 팀은 앤서니의 6이닝 2실점 호투, 타선의 13안타 폭발 등 오랜만에 투타가 조화를 이뤄 9-6으로 승리하며 3연패이자 넥센전 2연패에서 탈출했다.

전날까지 4경기에 대수비 등으로 교체 출장해 11타수 6안타 1타점 타율 5할4푼5리의 가능성을 비춘 한성구는 선동렬(49) KIA 감독의 마음을 얻었다. 이날 경기 전 선 감독은 "포수는 많이 출장해야 경험을 쌓는다. 방망이 하나는 예전부터 2군에서 계속 추천했던 선수"라고 말했다.
한성구는 이날 첫 번째 타석인 2회 선두타자로 나서 '핵잠수함' 김병현(33)과 마주했다. 그는 우익수 뜬공을 때려내며 가능성을 보였다. 한성구는 돌아온 3회 2사 만루에서 우익수 뒤로 떨어지는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폭발시켰다. 팀은 4-0으로 달아났다.
한성구는 팀이 5-2로 앞선 7회에도 1사 1,2루에서 우전안타를 때려내 1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김상훈이 좌전 적시타를 날려 팀이 7-2로 달아날 수 있었다. 다만 이준호의 좌익수 뜬공 때 리터치 후 3루에서 아웃된 것은 아직 주루 플레이에 있어 보완해야 할 점이었다.
팀이 8-6으로 앞선 9회초 한성구는 2루수와 유격수 사이에 떨어지는 땅볼 타구를 때려낸 뒤 1루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하며 내야안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날 그의 3번째 안타였다.
홍익대 시절 100kg가 넘는 몸집과 좋지 않은 학교 성적으로 신인 지명에 실패한 한성구는 지난해 1월 신고 테스트 합격 후 무려 25kg를 감량했다. 그의 땀으로 이뤄진 노력은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
넥센과의 3연전에서 첫 2경기를 0-13, 5-6(끝내기패)으로 내주며 3연패에 빠졌던 KIA에게 한성구는 신고선수도 팀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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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