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롯데 운명가를 수도권 9연전, 해법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6.15 06: 23

전반기 성적을 가를 운명의 수도권 9연전에서 롯데 자이언츠가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 것인가.
롯데에게 가장 힘든 시기가 찾아왔다. 부산에 위치해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이동거리가 긴 롯데의 사정을 감안해 올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수도권에서만 9연전을 치르도록 일정을 배정했다. 바로 롯데의 전반기 성적을 결정지을 9연전이 그것이다.
KIA-두산과 홈 6연전을 가진 롯데는 15일 곧바로 목동으로 이동, 넥센과 주말 3연전을 치른다. 14일 사직 두산전은 연장전을 치르지 않았음에도 오후 10시 30분이 조금 못 돼서 끝났다. 때문에 경기를 마친 뒤 준비를 마치고 서울에 도착하면 새벽 4시가 넘는 시간이 된다. 다음 경기 일정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롯데는 15일부터 17일까지 목동구장에서 넥센과 3연전을 가진 뒤 19일부터 21일까진 문학구장에서 SK와 일전을 치른다. 그리고 22일부터 24일까지 잠실구장에서 LG와 경기를 하면 긴 원정 9연전은 끝난다. 집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홈경기와 달리 원정경기는 전원 숙소생활을 해야하기 때문에 일정이 길어지면 피로감이 누적되기 마련이다.
안 그래도 부담스러운 원정 9연전인데 맞붙는 상대의 면면이 만만치 않다. 일단 넥센은 KIA와의 주중 3연전에서 2승 1패를 거두며 무려 25득점을 올려 방망이 감각을 끌어올렸다. 지난달 홈에서 넥센에 스윕을 당했던 기억이 있는 롯데로선 껄끄러운 상대다. 올 시즌 넥센과의 상대전적은 4승 5패로 롯데의 열세다.
그 다음은 롯데에겐 가장 껄끄러운 SK다. 올 시즌은 3승 3패로 균형을 맞추고 있지만 전통의 앙숙인 두 팀의 대결은 롯데에겐 부담스럽다. 여기에 지난해 4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LG와 마지막 원정 3연전을 가진다. LG와도 올해는 4승 4패로 승패마진 제로다.
어느 한 팀 쉽게 볼 수 없다. 마침 롯데가 상대할 세 팀은 14일 현재 1,2,3위를 나눠 가지며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올 시즌 상대전적도 거의 비슷하고 이긴 경기도 쉽게 이긴 경기가 적다. 때문에 양승호 감독은 "이번 9연전에서 5할만 넘겨도 성공"이라고 경계하고 있다.
문제는 롯데의 현재 팀 분위기다. 두산과의 홈 3연전에서 롯데는 1승 2패로 루징시리즈를 당했다. 단순히 진 것이 문제가 아니라 과정이 나빴다. 13일 경기는 1-0으로 앞서다 7회 수비실책 하나로 와르르 무너지며 1-7로 역전패를 당했다. 게다가 14일 경기에선 홈런을 주고받는 난타전 속에 롯데는 9회 2사까지 7-6으로 앞서 승기를 굳히나 했지만 마무리 김사율이 양의지에 역전 투런포를 헌납해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두산과의 3연전에서 롯데가 잃은 것은 많다. 일단 마무리 김사율이 두 차례나 홈런포를 헌납했다. 12일 경기에선 연장 11회 고영민에 솔로포를 맞더니, 14일은 역전 투런까지 허용했다. 게다가 9일 사직 KIA전에서도 9회 대타 최희섭에 홈런을 맞았다. 벌써 1주일 사이에 홈런을 세 개나 맞은 것.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5선발 후보 진명호가 2경기 연속 2이닝 5실점으로 무너진 것도 걸린다.
야수들의 잔부상도 걱정거리다. 4번 홍성흔이 갈비뼈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가운데 공백을 채워줄 선수가 안 보인다. 김주찬과 전준우는 햄스트링 부상 재발이 우려되는 상황이고 강민호는 오른 엄지에 타박상을 입었다. 황재균 역시 14일 경기에서 자신의 타구에 맞은 뒤 대주자로 교체 돼 우려를 자아냈다. 다시 흔들리기 시작한 수비진 역시 롯데가 풀어야 할 숙제다.
여러모로 롯데에겐 힘겨운 9연전이 될 수도 있다. 믿을 건 선발진의 호투다. 최근 롯데 선발진은 5선발 자리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5월 한 때 페이스가 내려 갔었지만 날이 더워지며 실력발휘를 하고 있다. 그 시작은 15일 목동 넥센전에 출격하는 쉐인 유먼 부터다.
현재까지 롯데는 54경기를 치른 가운데 원정 9연전이 끝나면 63경기를 소화한 게 된다. 한 시즌 133경기의 절반에 근접하는 것이다. 롯데가 반환점을 돌 때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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