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득점-28실점. 삼성과 주중 3연전은 한화에 악몽 그 자체였다.
한화는 지난 12~14일 삼성과의 대구 원정 3연전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벌써 시즌 5번째 스윕. 3-9, 1-7, 1-12로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패했다. 홈런 5개 포함 안타만 39개나 얻어맞았다. 20승34패1무 승률 3할7푼. 1위 SK와 11경기차 공동 4위 삼성·롯데에도 8경기차로 벌어졌다. 바로 윗순위의 7위 KIA와도 5경기차. 개막 후 한 번도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화의 현실은 10가지 숨은 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 선취점 최다패

한화는 13~14일 삼성전에서 모두 선취점을 얻었지만 이를 지키지 못한 채 연이틀 역전패했다. 올해 한화에게 선취점은 큰 의미를 갖지 못 한다. 올해 한화는 선취점을 올린 24경기에서 12승11패1무 승률 5할2푼2리를 기록했다. 선취점시 최다패. 나머지 7개 팀들의 선취득점시 평균 승률이 6할9푼5리라는 것을 감안하면 한화의 승률이 얼마나 처지는지 알 수 있다. 그만큼 지키는 힘이 약하다.
▲ 최다 역전패
선취점을 지키지 못했다는 건 곧 역전패를 의미한다. 올해 한화는 34패 중 14패가 역전패였다. 그 중에는 6회 이후 뒤집어진 경기만 7경기나 된다. 충격적인 대역전패도 많았다. 지난달 15일 잠실 두산전에서 6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뒤집히는 등 4점차 이상 리드에서 무너진 역전패가 5차례나 된다. 그냥 역전패도 충격이 큰데 크게 앞선 경기를 역전패하니 후유증이 클 수밖에 없다.
▲ 최다 블론
역전패가 많은 건 곧 불펜이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화는 올해 불펜에서 날린 승리가 무려 10경기나 된다. 공식 기록된 블론세이브는 7개이지만 블론세이브 범주 포함되지 않는 6회 기록까지 포함하면 10개로 불어난다. 바티스타(3회)를 비롯해 송신영·마일영·안승민(2회)·박정진(1회)이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류현진·양훈·유창식은 2승씩 손해 봤다.
▲ 최다 연장패
연장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체력적·정신적 소모가 크다. 한화는 연장전에서도 가장 많이 진 팀이었다. 올해 5차례 연장 승부에서 1승3패1무에 그쳤다. 3패는 넥센과 함께 최다 연장패 기록. 하지만 넥센은 3패1무가 있지만 4승으로 최다 연장승을 거둔 팀이다. 한화는 힘은 힘대로 쓰고 내주는 허무한 연장 경기가 많았다. 연장 패배 바로 다음날 한화는 1승2패에 그쳤다.
▲ 최다 두 자릿수 실점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이 유일한 5점대(5.05)로 리그 최하위에 있다. 평균자책점이 높다는 건 실점을 많이 했다는 뜻이다. 한화는 두 자릿수 실점이 무려 9차례에 달한다. 이 9경기에서 9전 전패했다. KIA(6경기)-두산(4경기)-넥센·SK·삼성(3승)-LG·롯데(2경기) 순으로 한화가 단연 두드러진다. 특히 한 이닝 3실점 이상 빅이닝 실점이 39회로 가장 많았다. 그 중 11회는 5득점 이상 대량실점이었다.

▲ 최다 폭투
실점을 하더라도 그 과정이 어떠한지가 매우 중요하다. 한화는 허무하게 내주는 점수가 많았다. 폭투도 그 이유 중 하나. 한화는 올해 43개의 폭투를 범했는데 2위 KIA(29개)를 멀찍이 따돌린다. 그 중 26개가 실점으로 이어졌고 2개는 결승점으로 직결된 폭투였다. 주자 3루에서 폭투로 실점이 이어진 것만 9차례. 폭투로 실점하는 것만큼 허무한 것도 없다. 하지만 한화에는 자주 있는 일이다.
▲ 최다 도루허용
투수들의 문제라고만 볼 수 없다. 폭투의 경우에는 포수의 블로킹도 한 몫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건 도루 허용이다. 한화는 올해 55경기에서 78개의 도루를 허용했다. 경기당 평균 1.42개. 이게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는 다른팀들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넥센(66개)-LG(58개)-삼성(45개)-롯데(44개)-두산(41개)-KIA(41개)-SK(39개)에 비해 너무 쉽게 도루를 내줬다. 한화 포수들의 도루저지율은 2할2푼으로 최하위다.
▲ 최다 영봉패
한화는 장성호-김태균-최진행이라는 강력한 클린업 트리오를 지녔다. 그러나 한 번 공격 문이 막힐 때에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영봉패가 5패로 KIA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많은 팀이 바로 한화다. 1득점 경기도 8차례로 SK(9경기)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무득점 또는 1득점 경기가 무려 13경기로 한 번 막히면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기복 심한 타선은 언제나 마운드와 엇박자를 이뤘다.
▲ 최다 주루·견제사
한화는 팀 타율(0.266)·출루율(0.350) 모두 리그 3위로 상위권이다. 그러나 경기당 평균 득점은 4.4점으로 5위에 그치고 있다. 중간에 들어오지 못하는 주자가 많다. 주루 및 견제사로 비명횡사한 주자들이 한 몫 단단히 하고 있다. 한화는 주루사가 24개 견제사가 10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좋은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주루-견제사로 상대팀을 알아서 편하게 해주고 있다.
▲ 외국인 최소승
올해 8개팀 모두 외국인선수 2명을 투수로 채웠다. 그들은 모두 마운드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외국인 투수 승수를 보면 넥센이 11승, 삼성이 10승, 롯데·KIA가 7승, SK가 6승씩 합작했다. 주키치 혼자 8승을 올린 LG는 리즈까지 9승5세이브를 얻었고, 두산도 니퍼트·프록터가 7승16세이브를 합작하며 마운드의 절대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한화는 배스가 1패만 안고 퇴출된 가운데 바티스타가 1승3패7세이브에 그치고 있다. 외국인 투수들의 가세로 나머지 7개팀들은 마운드 높이가 향상됐다. 상향 평준화 속에 한화만 예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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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