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가 휴식기 동안 가진 전지훈련 효과를 보지 못해 얼굴을 찌푸렸다.
김호곤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은 지난 14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5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 홈경기서 2골을 기록한 김승용의 활약에 힘입어 2-1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울산은 최근 리그 3연패의 부진에서 탈출, 8승 3무 4패 승점 27점으로 4위 제주 유나이티드를 승점 1점 차로 추격했다.
방패의 대결로 예상됐던 울산과 부산의 대결은 당초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두 팀 모두 세트피스 상황을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하며 골맛을 나란히 본 것. 특히 재미를 본 쪽은 울산이었다. 울산은 김승용이 전반 22분 프리킥 득점에 이어 전반 35분 한 골을 더 추가했다.

울산의 승리는 다른 때보다 뜻 깊다. 이번 시즌 K리그 최강의 빗장 수비를 자랑하는 부산에 2골이나 넣었다는 점이 그렇다. 부산이 2실점 이상을 기록한 건 지난 3월 24일 광주전(1-2 패배) 이후 83일 만이다. 부산은 2실점을 하고도 15경기 9실점으로 현재 K리그서 유일하게 한 자릿수 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결과에는 만족하지만 내용은 그렇지 못했다. 김 감독은 "휴식기 동안 문제점 보완을 노렸는데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마음에는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공격으로 전환과 수비로 전환이 그렇다. 수비가 너무 내려섰다. 좀 더 전진해서 상대가 우리 문전으로 못 오게 했어야 했다. 패스의 스피드와 정확성도 모두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울산은 3일부터 8일까지 실시한 경남 통영 전지훈련에서 국가대표팀에 차출된 곽태휘 김신욱 김영광 이근호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조직력을 다졌다. 핵심 선수들이 빠져도 큰 문제가 없길 바란 것. 그러나 그 효과가 부산전에서 바로 나오지 않았다. 수비진에 곽태휘를 선발 기용하고 이근호가 후반 21분 투입된 것은 공·수에 걸쳐 김 감독의 마음에 들지 않아서다.
하지만 선수들의 자세는 달라졌다. 김 감독은 "전지훈련을 다녀온 뒤 선수들의 집중력이 달라졌다. 훈련에 임하는 태도 등에서 집중력이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며 긍정적인 변화의 단초는 남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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