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의 꿈', 제 2의 '태조 왕건' 꿈꿀 수 있을까
OSEN 김경민 기자
발행 2012.06.15 10: 04

KBS 1TV 대하사극 '대왕의 꿈'이 오는 9월 8일 첫 방송을 앞두고 베일을 벗었다. '대왕의 꿈'은 최근 퓨전 사극의 열풍 속에서 정통 사극으로 승부수를 던진 가운데 '사극 전문'이라는 별칭을 가진 배우 최수종을 포함, 탄탄한 연기력 소유자들의 라인업으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경북 경주시 밀레니엄파크에서는 '대왕의 꿈' 현장 공개와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대왕의 꿈' 연출을 맡은 신창석 PD, 배우 최수종, 박주미, 린아, 장동직 등이 참석해 '대왕의 꿈' 작품 소개와 출연 소감, 포부를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현장 공개에서는 세트 준공식에 이어 배우들이 직접 극중 의상을 입고 패션쇼를 선보였다. 배우들은 화려한 신라, 고구려, 백제 삼국의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라 근엄한 표정부터 코믹한 포즈까지 소화하며 각자 맡은 캐릭터를 함께 소개했다. 가지각색의 캐릭터들과 그것을 표현해내는 의상의 디자인과 색채의 조화는 극에 대한 흥미를 배가시켰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신창석 PD의 역사의식이 묻어나는 드라마 소개로 시작됐다. 그는 브라질의 룰라 전 대통령 이야기로 '대왕의 꿈'에 대한 소개를 시작했다.
신창석 PD는 "브라질이 룰라 전 대통령의 집권 후 세계 5대 강국으로 부상했다. 그 힘의 원천은 화합,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제시했다는 점이다"라며 "1400여년 전 신라도 세계 5대 강국 중의 하나였다. 태종 무열왕은 신라를 똘똘 뭉치게 하고 적들까지 사로잡는 뜨거운 가슴의 정치로 통일을 이뤄냈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금 우리의 역사는 여당과 야당 간의 싸움, 세대 간의 갈등,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의 상실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때 선조의 위대한 업적을 '대왕의 꿈'을 통해 소개하려고 한다. 수많은 영웅, 리더들의 이야기, 그들의 성공과 실패, 죽음까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은 사료가 넘친다. 그 시대의 생생한 모습을 담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통 사극으로 다시 브라운관을 찾는 최수종은 사극 재도전 계기와 '사극 전문 배우'라는 선입견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최수종은 대하 사극으로 돌아온 소감을 묻자 "부담 없다"는 대답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어 "드라마는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 어떤 사람과 만드느냐가 중요하다"며 "최고의 선배님, 연기 잘하는 후배와 동료와 함께 작품을 만들면서 나는 그 일원일 뿐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 최수종은 "김춘추, 훗날 무열왕 이야기를 듣고 이 시대에 합리적이고 포용력 있고 화합하는 지혜로운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김춘추의 모습에서 화합과 소통, 합리적인 사람의 면모를 새로운 방향에서 보여 드릴 예정이다"며 자신의 역할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또 "모든 배우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기대감도 있고 가슴도 벅차고 '김춘추를 어떤 식으로 어떻게 풀어갈까' 고민된다. 대하드라마는 긴 장편인 만큼 배우들이 마라톤을 뛰는 것처럼 페이스 조절하면서 협력하며 연기하는 부분들을 끝까지 지켜봐 달라"고 '대왕의 꿈' 출연 소감을 전했다.
특히 최수종은 '사극 이미지가 굳어지지 않을까?'라는 우려에 "'대왕의 꿈' 대본을 보고 욕심이 생겼다. 내가 아니라도 다른 누군가가 이 작품을 할 것을 생각하니 아까웠다"며 "사극을 할 때마다 '또 왕을 하나'는 시선도 알고, 사극 촬영의 고생스러움이 두렵기도 했지만 결국 욕심이 났다"고 전하며 '대왕의 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했다.
SBS 드라마 '여인천하' 이후 10년 만에 사극에 재도전하는 박주미는 극중 덕만, 훗날 선덕여왕으로 열연한다. 선덕여왕은 앞서 MBC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다뤄지며 큰 관심 속에 재조명받은 바 있다. 이에 박주미는 "제가 표현하는 선덕여왕은 전장에 나가지는 않는다. 기존에 방송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새로운 선덕의 모습을 부각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차별성을 말했다.
실제 '대왕의 꿈'은 소모적인 전쟁 장면이 난무하는 드라마를 지양한다. 신라를 중심으로 백제와 고구려, 당나라, 일본조정까지 가세해 자국의 이해관계가 난마처럼 얽히고설킨 복잡한 정치 상황 속에서 각국 정치 지도자들의 리더십과 국가 발전전략이 격렬하고 치열하게 부딪치고, 때로는 정치적 타협을 이뤄내는 상황들이 주를 이룰 예정이다. 특히 인간 군상들의 고뇌와 결단, 희로애락의 감정들을 더욱 치열하게 그려냄으로써 휴머니즘 요소도 다룬다.
'대왕의 꿈'은 앞서 방송된 KBS 1TV 드라마 '근초고왕', '광개토태왕'으로 백제와 고구려를 그린 데 이어 신라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KBS의 의도가 담겨있다. 삼국통일 프로젝트를 기획해 실질적 신라를 재창건한 통일 신라를 창조하는 태종 무열왕(최수종)과 김유신(최재성) 등의 일대기가 흥미 있게 재조명될 예정.
지난 2001년 KBS 1TV '태조왕건'을 통해 수도권 기준 평균 시청률 60.4%포인트를 기록하며 대하사극을 국민드라마로 만들었던 배우 최수종과 '명성황후', '천추태후' 연출의 신창석 PD, '여인천하', '왕과 나' 극본 유동윤의 조화가 퓨전 사극 열풍에 맞설 정통 사극의 신호탄을 쏘아올릴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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