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그랑프리 열리는 실내체육관서 우천중단… '황당'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6.15 22: 49

여자배구 월드그랑프리에서 실내체육관 우천취소라는 진기록이 나올뻔한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됐다.
지난 15일 중국 광저우 포산 링난펄체육관에서 열린 '2012월드그랑프리' 2주차 1차전 한국-폴란드전 도중 경기장 사정에 의해 약 20분간 경기가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체육관 천장에서 물이 떨어져 경기가 20여 분간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
세트스코어 0-2로 폴란드가 앞선 상황에서 3세트를 맞이한 한국은 초반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폴란드에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추격의 고삐를 당기며 16-17 1점차로 쫓아가던 상황이었다.

네트 앞에 선 하준임과 한유미 등 몇몇 선수들이 갑자기 김형실 감독을 불렀다. 한국 진영에 가까운 코트에 갑자기 물이 떨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황한 김 감독은 즉각 심판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경기는 중단됐다.
경기 당일 포산시는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에 천장 균열을 타고 빗물이 샌 것으로 보인다. 뾰족한 수가 없어 결국 양동이로 물을 받아내며 비가 그치는 것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비가 쉽게 그치지 않아 결국 20여 분 만에 한국팀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경기를 강행했다. 하지만 제대로 수습된 상황에서 경기가 재개된 것이 아니라 선수들은 부상 가능성에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추격의 흐름을 놓친 상황에서 한국은 분전했지만 결국 22-25로 마지막 세트를 내주며 0-3 패배를 당했다.
문제는 2차전과 3차전이 열리는 16, 17일 역시 포산시에 비 예고가 있어 또다시 경기 도중 물이 새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이날 경기가 열린 링난펄체육관은 2006년 완공된 다목적 체육관으로서 9500여 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김철용 전 국가대표 여자배구팀 감독도 "바람이 불거나 정전으로 인해 경기가 중단된 적은 있어도 물이 새서 경기가 중단되는 것은 처음 봤다"며 당혹을 드러냈다. 대표팀 주장 이숙자(GS칼텍스) 역시 "20년 가까이 배구를 했지만 비로 경기가 중단되는 것은 처음 겪는 일이다. 더구나 비가 계속 떨어지는 데도 경기를 진행하는 것을 보니 어이없고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국제경기에서, 그것도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기가 우천 연기될 뻔한 웃지 못할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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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타임 중인 한국선수들 / FIVB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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