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일만의 감격승' 최영필, "팀이 1승 추가한 것"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6.15 21: 44

"나의 승리는 기록상일 뿐이다."
SK 베테랑 최영필(38)이 남다른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최영필은 1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홈경기에 선발 윤희상에 이은 두 번째 투수로 8회부터 출장,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선두타자 장성호에 2루타, 최진행에 볼넷을 내줘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고동진을 번트 파울 플라이로 잡아낸 후 이대수를 2루 땅볼로 잡아냈다. 마지막으로 한상훈마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러자 공격에 나선 SK가 바로 2득점하며 최영필에게 승리 투수 요건을 안겼다. 대타 김재현의 행운의 1루수 앞 내야안타로 출루하며 만든 2사 2,3루에서 김강민의 짜릿한 결승 2루타가 터졌다.
승리 요건을 갖춘 최영필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신경현에게 좌전안타를 내줬다. 하지만 오선진을 2루 땅볼로 잡아내 아웃카운트 1개를 늘렸다.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이어 나온 박희수가 강동우를 좌익수 플라이, 대타 김태균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감격적인 승리를 안았다. 팀은 4-2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2010년 6월 18일 대구 삼성전 이후 첫 승리. 당시는 선발승이었다. 무려 728일만. 1년 11개월 27일이 걸렸다. 어렵게 한국프로야구에 복귀한 최영필이었다. 더구나 승리를 거둔 팀이 지난 10년 동안 몸을 담았던 친정팀 한화였다는 점에서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최영필은 지난달 29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0년 8월 29일 이후 1년 9개월만에 밟은 1군 무대였다. 그리고 다음날인 30일 목동 넥센전에서 등판,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642일만에 밟은 1군 투수판.
첫 승의 상대가 친정팀이 될 줄은 몰랐다. 지난 2010시즌 후 한화에서 FA를 신청했던 최영필이었다. 하지만 보상규정 때문에 FA 미아로 전락, 2011시즌을 통째로 날려야 했다. 최영필은 은퇴 대신 미국, 멕시칸리그, 일본 독립리그 등을 전전하면서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결국 원소속구단인 한화가 보상권리를 포기한 덕에 SK와 7000만원에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가능성을 보인 최영필이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갈비뼈 골절로 재활을 한 후 1군에 올라왔다. 온갖 역전을 이겨낸 베테랑 투수. 그리고 야구선수 아들 최종현(제물포고 1년)과 함께 뛰고 싶은 선수로 관심을 모았다.
최영필은 "내가 승리를 챙긴 것은 기록상일 뿐"이라면서 "호투를 해준 (윤)희상이가 승리를 못 챙겨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팀이 1승을 추가한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는 최영필은 "내 임무가 선발과 마무리 사이의 가교 역할이기 때문에 충실히 할 것이다. 내 자리에서 꾸준히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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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대선 기자 /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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