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업 마스터' 유먼, 넥센의 해법은 밀어치기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6.16 10: 40

지난 2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롯데 선발 유먼은 지난달 16일 넥센전에서 6이닝 7실점으로 부진한 것을 설욕이라도 하려는 듯 무서운 기세로 넥센 타자들을 압박했다. 결국 넥센은 유먼에 8회 2사까지 안타 4개밖에 뽑아내지 못 하며 무실점으로 가로막혀 패배했다.
유먼의 장기는 서클 체인지업이다. 주로 우타자를 상대로만 던지는 서클 체인지업은 직구와 같은 코스로 들어오다 우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급격히 흘러 나간다. 큰 키와 최대한 공을 숨겼다가 투구하는 유먼의 특성상 더욱 위력을 발휘한다. 이 공을 앞세워 유먼은 15일 경기 전까지 탈삼진 58개로 한화 류현진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었다.
넥센 주전 라인업은 장기영-서건창-지재옥을 제외하면 모두 우타자가 배치돼 있다. 특히 'LPG포'로 불리는 중심타선인 이택근-박병호-강정호는 모두 우타자다. 올 시즌 넥센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클린업트리오는 바로 유먼을 상대한 바로 전 경기인 2일 경기에서 8타수 1안타로 침묵을 지켰다. 중심타선이 살아나야 하는 넥센에겐 이들의 활약 여부가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넥센 우타자들의 선택은 밀어치기였다. 15일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넥센과 롯데의 경기에서 유먼은 7이닝 8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넥센 우타자들은 유먼의 공을 효과적으로 밀어치는 데 주력했다. 유먼을 상대하는 우타자들은 항상 바깥쪽으로 흘러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타격 포인트를 바깥쪽에 두고 가볍게 밀어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야 효과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이날 넥센 타선의 타격을 보면 이는 확실해 진다. 선취점이 나왔던 3회 2사 1,2루에서 우타자 유한준은 유먼의 바깥쪽 직구를 가볍게 밀어 적시타를 뽑았다. 또한 5회 선두타자 서건창이 출루한 무사 1루에서 이택근과 박병호는 모두 유먼의 바깥쪽 공을 밀어쳐 안타를 만들어냈다. 바깥쪽 공을 염두에 두고 허리는 뒤로 뺀 채 손목을 가볍게 돌려 만들어낸 기술적인 안타였다.
안타 외에도 넥센 중심타선은 밀어치기에 주력했다. 유먼을 상대로 4타수 2안타를 기록한 이택근은 안타 2개 모두 밀어친 것이었으며 플라이 하나도 우익수 쪽으로 향했다. 박병호는 첫 타석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나고 볼넷을 얻은 뒤 5회 밀어서 우전안타를 쳤다. 강정호는 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는데 모두 우익수 뜬공이었다.
유먼을 '밀어서 잠금 해제'한 우타자들의 활약으로 넥센은 2점을 뽑았다. 그렇지만 8회 2사 후 오재영이 강민호-박종윤에 연속타자 홈런을 허용해 동점이 됐고 결국 연장 12회 끝에 무승부를 거뒀다. 상대 에이스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는데는 성공했지만 마지막 순간 승리를 놓친 넥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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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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