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이 있으면 살아남을 것이다."
이만수 SK 감독의 포수 빅3 해법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한화와의 홈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이만수 감독은 이날 1군에 불러 올린 포수 박경완(40)에 대한 이야기로 입을 열었다. SK는 전날(14일) 잠실 LG전 도중 허리를 다쳐 일주일 정도 전력 이탈이 불가피한 정상호 대신 박경완을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박경완이 1군에 합류한 것은 작년 6월 4일 엔트리 말소 후 1년 11일만이다.

박경완의 복귀가 현실화 됐고 정상호가 열흘 후면 전력화가 가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포수 빅3'에 대한 이만수 감독의 운용 방안이 다시 화제가 될 전망이다. SK는 작년 11월 LG에서 FA로 풀린 포수 조인성을 전격 영입, 포수 운용을 두고 뜨거운 관심을 불러 모았다. 이만수 신임 감독이 과연 정상호, 박경완 기존 2명의 포수를 포함, 조인성이 가세한 3명의 국가대표급 포수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궁금했다.
일단 이 감독은 "잘하는 사람만 살아 남을 것이다. 이것은 누구도 마찬가지다. 실력이 있으면 살아남는 것이 프로"라고 원칙적인 이야기를 강조했다.
▲박경완, 과연 어떤 모습일까
최고 포수로 평가를 받고 있는 박경완에 대한 평가는 종전과 다르지 않다. 이 감독은 박경완의 몸 상태에 대해 "다 괜찮다. 열심히 뛴다고 들었다"고 2군에서의 평가 보고를 전했다. 이어 "그 실력이 어디 가겠나. 나도 나이들어서 해봤지만 알아서 잘할 것"이라면서 "따로 주문을 많이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2군에서 1할이 되지 않는 타율을 기록한 것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않는다. 박재홍도 올라올 때 1할이 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SK 내부에서의 박경완에 대한 시선은 다소 극단적으로 갈린다.
한 구단 관계자는 긍정적인 면에서 설명했다. "2군에서 선발로 출장해도 전 이닝을 소화하지는 않았다. 길면 6~7이닝 정도 뛰었고 나머지는 젊은 선수들에게 이닝이 돌아갔다"는 그는 그러면서도 "더운 낮에 2군 경기가 치러진다. 6~7이닝을 소화한 만큼 1군의 야간경기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수비적인 면에서는 나무랄 것이 있겠나. 볼배합이나 경기 흐름을 잘 읽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는 괜찮을 것"이라고 강조한 뒤 "스프링캠프 때도 그랬고 2군에서도 항상 마지막까지 남아 운동을 했다. 수술한 아킬레스건에 부담을 덜 주기 위해 살도 상당히 뺐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쉬운 면에 포커스를 맞췄다. "솔직히 나이를 빼놓고 볼 수 없다"는 그는 "타격은 지금 보이는 정도가 최대치가 아닐까 본다. 예전의 박경완을 생각해서는 안될 것 같다. 기대치를 낮출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빅3의 공존은 있을 수 없다
"앞으로 포수 3명은 쓰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팀이 너무 느려진다." 이만수 감독은 분명한 빅3 운용 가이드 라인을 밝혔다. 다시 말해서 지난 14일 경기 중 타박상으로 말소된 정상호가 1군 엔트리 진입 가능 시기가 되면 누가 될지 모르지만 한 명은 반드시 전력에서 제외돼야 한다. 사실상 모두 주전급이지만 이들을 동시에 활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이 감독은 정상호가 복귀할 경우에 대해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잘하는 사람만 살아 남는다. 경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지타감은 이호준, 유재웅 등으로 충분하다", "조인성이 정말 잘하고 있다" 등의 발언을 통해 포수 빅3 운용 원칙에 힌트를 주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박경완을 어느 시기, 어떤 방법으로 투입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는 함구한 이 감독이다.
그동안 부상과 재활 속에서도 항상 1군에는 자리가 있어 신뢰감이 충만했던 박경완이었다. 격세지감이지만 이제 박경완도 경쟁 속으로 내몰린 상태. 과연 빅3는 나중에 어떤 조합을 이룰지 궁금하다.
한편 15일 안방마님은 조인성이 나섰고 박경완은 줄곧 벤치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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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대선 기자 /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