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게 그렇게 돼서 기뻤어요".
넥센 히어로즈의 작지만 당찬 신인 좌완 박종윤(19).
박종윤은 지난 15일 목동 롯데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프로 데뷔 후 첫 1군 등록이었다. 박종윤은 전날(14일) 밤 1군 경기가 끝난 뒤 '내일 올라오라'는 연락을 받고 기뻐하며 잠들었다.

당일날 아침. 휴대폰에 알람이 울렸다. 박종윤이 한 달 전 세워놓은 '1군 올라가기', '구속 올리기', '살 빼기' 계획 중 놀랍게도 '1군 올라가기'의 '디 데이'임을 알리는 알람이었다. 그는 "신기하게 그렇게 돼 기뻤다"고 말했다.
본인이 세운 계획을 그대로 지킨 무서운 새내기. 그러나 그의 1군 진입은 이미 조금씩 준비 단계였다. 최근 김시진(54) 넥센 감독은 예비 전력의 하나로 박종윤을 꼽으며 "잘 던지고 있다고 연락 받았다. 다만 구속이 130km 후반대에 머물러 아쉽다"고 밝혔다.
대구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2차 전체 17순위로 넥센에 지명된 박종윤은 올해 2군에서 22경기에 등판해 2승 3홀드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했다. 남부리그 평균자책점 6위. 가장 최근 경기였던 12일 삼성전에서는 처음으로 선발로 등판해 6이닝 2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그는 "2군에서 많이 던지면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속은 박종윤도 아쉬운 부분이다. 그는 "세워놓은 계획 중 구속이 아직 많이 모자라다. 2~3km 정도는 더 늘리고 싶다"고 했다. 그의 휴대폰 속 구속 올리기 '디 데이'는 2주 정도 남았다. 그 안에 다시 그만의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까.
박종윤은 "1군에 올라왔으니 제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더욱 많이 배우고 싶다. 2군에서 던지는 것과 1군에서 던지는 것이 다르다고 하는데 기대가 된다. 피하다 맞으나 안 피하다 맞으나 똑같다면 안 피하고 자신있게 던지겠다"며 새내기의 의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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