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베테랑 투수 박찬호(39)의 어깨가 가볍지 않다.
박찬호는 16일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2012 팔도 프로야구 SK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마침 맞대결할 상대 선발 투수가 이날 한국 무대 데뷔전을 치르는 외국인 투수 데이브 부시(33)가 될 전망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인 최다인 124승을 거둔 박찬호와 56승이지만 밀워키 시절이던 2006년과 2007년 연속해서 12승을 경험했던 부시가 나오는 만큼 흥미로운 전 빅리거간 대결이다.

부시는 다소 탐색전 의미를 띨 수 있다. 한국 타자들의 습성을 파악하는 것을 기본으로 포수와의 호흡, 공인구, 경기 운영 능력, 구위 점검 등 테스트를 겸한 실전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이는 팀이 당당하게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서 오는 여유일 수 있다.
그러나 박찬호는 다르다. 당장 호투를 펼치지 않으면 안된다. 팀의 4연패, 특정팀인 SK전 8연패, SK전에서 받은 첫 인상 3가지를 지워야 할 입장이다. 최하위로 쳐져 있는 팀에 반전의 계기를 반드시 마련할 필요가 있다.
▲팀 4연패를 끊어라
4연패다. 전날(15일) 경기는 양훈이 7⅓이닝 4실점하며 비교적 호투를 펼쳤지만 2-4로 그나마 아깝게 패했다. 그러나 앞서 싹쓸이 패배를 당한 대구 삼성 3연전에서는 선발 투수들이 하나같이 다 무너졌다. 김혁민이 3이닝, 유창식이 3⅔이닝, 송창식이 1⅓이닝으로 다 좋지 않았다.
올 시즌 10경기에서 3승 4패 4.0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박찬호다. 박찬호는 그동안 연패 스토퍼로 자주 거론됐다. 박찬호가 등판한 날 팀의 연패가 자주 끊어졌기 때문이다.
국내 데뷔전이었던 지난 4월 12일 청주 두산전에서 첫 승을 올리며 개막 3연패를 끊었다. 4월 24일 광주 KIA전에서는 4이닝만 던지고 송신영에게 마운드를 넘겨 승패가 없었다. 그러나 팀은 4연패를 마감했다.
박찬호는 4월 29일 청주 넥센전에서 5이닝(1실점)을 던졌다. 승패없이 물러난 박찬호지만 연패를 끊는데 만족했다. 지난달 11일 청주 롯데전에서 4이닝(5자책)을 소화하는데 그쳤지만 15-9 대승을 거뒀다. 17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가장 많은 7이닝 1실점, 시즌 2승에 성공했다. 이번엔 연승을 이어갔다. 지난 10일 대전 넥센전에 박찬호가 5⅓이닝(1실점)으로 연패를 다시 끊었다. 자신은 시즌 3승을 챙겼다. 이제 박찬호는 팀의 4연패를 끊을 수 있는 찬스다.
▲SK전 8연패를 멈춰라
특정팀을 상대로 계속 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한화는 SK를 상대로 올 시즌 단 한 번도 승리를 가져가지 못했다. 7번 맞붙어 모두 패전을 기록했다. 더구나 작년 9월 18일 문학경기 이후 SK전 8연패다.
4월 문학 3연전에서는 2경기 연속 0-1로 패했다. 류현진-안승민-배스가 선발로 투입됐으나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5월 대전 3연전에서도 김혁민, 류현진, 유창식이 선발로 나섰다. 그러나 역시 승리하지 못했다. 올해 처음 만나는 SK전에서 박찬호가 오랜 연패 사슬을 끊을지 궁금하다.
▲SK전 첫인상
박찬호는 3개월 전인 3월 14일 문학구장에서 SK와 연습경기를 가졌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선보이는 첫 실전 무대였다. 단연 뜨거운 화제가 됐다. 관중석도 상당히 찼다. 그러나 정작 박찬호는 2⅔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4실점으로 좋지 못했다.
하지만 박찬호는 막상 시즌에 접어들자 '역시 빅리거 출신'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매번 "맞으면서 배운다.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던 박찬호였다. 잠시 메이저리그 124승 투수라는 점에 간과했던 이들도 박찬호에 대한 아쉬움을 걷어들일 수 있었다. 과연 SK에 대한 강한 첫 인상을 지울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