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신고-무명 선수들 활약에 예측 불허 순위 싸움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06.16 09: 19

넥센 2루수 서건창(23)은 15일 홈구장에서 열린 롯데전 2회초 1사 1, 3루 위기에서 이승화의 총알 같은 라이너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 병살타로 연결 시켜 대량 실점 위기를 벗어나게 만들었습니다. 서건창은 2008년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LG 신고선수로 입단했으나 단 1경기만 출장하고 방출돼 현역 일반병으로 입대했습니다.
전역 후 서건창은 지난해 9월 넥센 입단 테스트에서 박흥식 타격코치의 눈에 띄어 다시 야구 유니폼을 입게 됐습니다. 두 번째 신고선수로 입단한 그는 넥센의 주전 2루수로 자리잡아 14일 현재 163타수 48안타, 타율 2할9푼4리로 팀내 타격 4위에 올랐고 16타점 8도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올해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14일 부산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두산-롯데전에서 베어스의 1번타자 3루수로 출장한 프로 7년차 최주환(24)은 0-3으로 지고 있던 2회초 1사 만루서 상대 선발 진명호로부터 역전 만루홈런을 뽑아냈습니다. 2006년 광주 동성고를 졸업하고 2차 6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한 최주환은 2005년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 청소년 선수권 4강 대만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려냈던 주역입니다만 프로에서는 베테랑들의 가려 출장 기회가 적었습니다.

 
지난 해까지 1군경기에 31타수 4안타만 기록했던 그는 이날 홈런이 1군 무대 첫 홈런입니다. 이날 4타수 3안타로 맹타를 날려 팀이 8-7로 극적 역전승을 거두는데 공헌한 그의 올해 성적은 15게임 32타수 8안타, 타율 2할5푼입니다.
같은 날 3연패의 KIA에게 힘을 불어넣은 선수는 이날 첫 선발 출장 기회를 잡은 신고 출신 2년차 선수인 한성구(24)입니다. 포수 한성구(24)는 목동구장 넥센전에서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3타점 1볼넷으로 맹활약했습니다. 팀은 앤서니의 6이닝 2실점 호투, 타선의 13안타 폭발 등으로 9-6으로 승리하며 3연패이자 넥센전 2연패에서 탈출했습니다.
김성현, 최윤석, 최성훈, 이승우, 이천웅, 서건창, 김성배, 한성구, 이준호, 윤완주, 최주환, 허경민, 윤석민, 신본기, 정형식,…그동안 별로 들어보지 못했던 이름입니다. 신고선수 출신이거나 신인급, 또는 지난 해 말 제2의 드래프트로 팀을 옮긴 이름없는 선수들로 서건창처럼 일찌감치 주전자리를 잡은 선수도 있고 중요한 고비에 출장해 깜짝 활약을 펼치고 있는 보물 같은 존재들입니다.
2012 프로야구가 한화 한 팀을 제외하면 물고물리는 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름없는 선수들의 활약이 유난해 접전 양상이 한층 두드러진 것 같습니다. SK는 기존 멤버들이 든든해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적어 선두를 오랫동안 지키고 있지만 좀처럼 예전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유격수 박진만(36) 자리엔 프로 3년차 최윤석(25)과 7년째 김성현(25)이 나서서 공백을 메우고 있습니다.
올해 하위권으로 예상된 LG와 넥센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 간 것은 무명선수들의 분발이 크게 기여했습니다.
LG는 마운드에서 좌완 6년차 이승우(24)가 올해 11경기 1승5패, 평균자책점 4.67을 기록하고 있으나 주요 경기에 등판해 팀의 마운드에 신선감을 주고 있고 신인 좌완 최성훈(23)도 10경기에 나가 2승3패1홀드, 자책점 4.00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트윈스 타선은 워낙 베테랑이 많아 신진들은 출장 기회를 잡기 힘들지만 신고선수 출신으로 2년째 만에 정식등록한 좌타 외야수 이천웅(24)을 기대해볼만 합니다. 최근 3경기서 무안타에 그쳐 2군으로 내려갔지만 올 시즌 6경기 14타수 3안타(.214) 1홈런 2타점 2도루로 1번타자감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한편 롯데는 불펜진이 고질적으로 불안한데 그나마 지난 해 말 보호명단 40인 외에 뽑는 2차 드래프트에서 데려 온 잠수함 김성배(31)가 큰 몫을 해줘 다행입니다. 김성배는 지난 12일 전 소속팀 두산과 경기에서 2대2로 팽팽하던 8회 1사 만루의 위기에 등판해 무실점으로 역투해 연장 12회전 끝에 승리를 거두는데 결정적 몫을 해냈습니다. 올해 32게임에 나와 1승2패6홀드 블론세이브 1개, 자책점 2.70으로 준수합니다.
두산에서는 2루수 고영민, 오재원이 잇따른 부상으로 공백이 생겼을 때 메운 4년차 허경민(22)이 기대주입니다.
김진욱 감독이 제2의 손시헌이라고 칭찬할 정도로 수비가 좋고 타격시 컨택 능력이 뛰어납니다. 지난해 2군 북부리그 도루 1위(39 도루)로 발도 빠릅니다.
KIA는 한성구 외에도 신고선수로 작년에 입단한 우익수 이준호(25)와 올 신인 지명에서 10번째로 낙점 받은 내야수 윤완주(23)가 침체에 빠진 팀의 활력소입니다.
한화는 올해 박찬호와 김태균 등 해외파가 가세해 김병현-이택근이 합류한 넥센 못지 않은 좋은 성적이 기대됐지만 불펜진 등 마운드의 약세가 두드러져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 중에 하나가 다른 팀처럼 깜짝 신인들이 눈에 띄지 않는 점입니다.
신인과 무명선수들의 활약은 팀과 야구판에 신선한 바람과 함께 열기까지 안겨 줍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
넥센 서건창(위)과 롯데 김성배(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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