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아놓긴 했는데, 내가 계약을 하긴 좀 아쉽고."
'실속 없는' 오디션 스타들이 늘고 있다. 허각, 버스커버스커, 울랄라세션 등 가요계에 안착해 인기를 이어가거나 박지민, 이하이 등 대형기획사에 둥지를 튼 케이스도 있지만, 대다수의 출연자들은 인지도를 높였으나 좀처럼 데뷔의 기회를 잡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멘토, 코치 등의 시스템을 도입해 선배가수로부터 음악을 배우는 기회까진 생기지만, 이 인연이 계약으로 이어지기는 매우 어려운 상태. 소속사 매출과 직결되는 문제라 소속사 직원 등 다양한 의견이 개입되기 때문에, 프로그램에서의 인연만으로 미래를 보장받을 순 없는 것.

특히 MBC '위대한 탄생'처럼 멘토와 멘티의 구조로 오디션을 진행, 인간적인 유대관계를 가진 경우 계약의 시기를 맞아 다소 민망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어떻게든 다른 회사를 연결해주고 싶지만 쉽지 않고, 직접 계약을 하기엔 멘토 자신도 기획사에 소속돼 결정권이 크지 않거나, 직접 제작을 하기엔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객관적'인 판단이 들기 때문.
방송 화제를 모은 한 출연자와 인연을 맺은 한 가요관계자는 "방송이 끝난 후 계속 연락도 오고, 만나지만 계약의 얘기는 잘 꺼내지 않는다. 멘토의 입장에서 정말 돕고 싶지만, 그렇다고 소속사의 수익을 고려하지 않고 계약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위대한탄생2'에선 멘토 윤일상이 네 팀의 멘티들을 '책임'졌는데, 이는 매우 이례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자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외모가 출중한 일부 출연자를 제외하곤 기획사와의 미팅 기회도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오디션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가수로 계속 활동하겠다는 의지를 밝혀도 소속사와의 계약까지 성사되긴 쉽지 않은 상태.
신인 가수를 찾는 소속사들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지만, 계약을 앞두고 소속사가 소극적으로 변하는 경우도 많다. 기존 오디션 출신들이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인기에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 인지도 상승에 도취된 출연자가 지나치게 여러 기획사와 저울질을 하거나, 이런 저런 요구를 하면서 틀어지기도 한다.
한 가요관계자는 "방송을 보고 몇팀에 러브콜을 보내긴 했지만, 출연자 쪽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진 않다. 출연자 쪽에서 우리 회사에 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도 정작 오면 여러 문제가 생기는데, 일부러 설득을 하면서까지 데려오고 싶은 만큼의 출연자는 아직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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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상과 계약을 맺고 가수활동을 시작한 50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