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 아이가 얼마 전에 말하더라고요. '아빠, 요즘 '구와 감' 왔다갔다 하는거 알아요?'".
얼마 전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49) 감독은 "지난 해 양승호 감독이 팬들에게 질타받던 심정을 알 것 같다"라고 말한 바 있다. 압도적인 우승 후보로 평가받던 삼성이 5할 승률에서 좀처럼 치고 올라가지 못 하자 팬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때문에 작년 전반기 부진한 성적으로 팬들에게 온갖 비난을 받았던 롯데 양승호(52) 감독의 심정을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16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을 앞둔 양 감독은 "류중일 감독의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요즘 감독들을 보면 성 빼고 '돌'자 붙이는 게 유행이더라. 아마 김시진 감독 빼고 모두 그런 별명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롯데는 경기력에 기복이 심해지며 고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며 더욱 팀 사정이 어려워진 상황. 양 감독은 "한 경기 결과에 따라 팬들이 날 부르는 말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지난번에 우리 딸 아이가 그러더라. '아빠, 요즘 한 경기 이기면 이름 뒤에 '감'이 붙고 지면 '구'자가 붙는거 알아?'"라고 소개했다.
모두 지난 해 양 감독에 붙었던 별명이다. 처음엔 '구'로 시작했지만 결국 정규시즌을 2위로 마감하자 '감'으로 바뀐 바 있다.
양 감독이 팬들에 당부하고 싶은 건 하나다. "호구는 내 별명이니 어쩔 수 없다. 팬들이 그런 재미로 야구보는 것 아닌가. 그렇지만 인신공격은 안 했으면 좋겠다. 한참 어린 팬들이 야구장에서 원색적인 욕을 하는 걸 보고 놀랐다. 그리고 제발 가족 욕은 삼갔으면 한다. 우리 가족들은 무슨 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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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민경훈 기자,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