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2루수 걱정을 한 방에 날린 신인이 있으니 바로 서건창(23)이다. 서건창은 올 시즌 넥센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차며 52경기에 출전, 타율 2할9푼8리 16타점 8도루 21득점으로 기대를 뛰어 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해까지 넥센은 김민성, 김민우, 김일경, 지석훈 등 여러 선수가 돌아가며 2루수로 출전했다. 그렇지만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진 못했었다. 거기에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했던 주전 2루수 김민성이 개막 직전 부상으로 빠지면서 2루는 넥센의 걱정거리가 됐었다.
그렇지만 서건창은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이미 타율은 3할에 육박하고 있어 충분히 신인왕을 노려 볼만도 하다. 게다가 타격 페이스도 상승세다. 4월을 타율 1할7푼1리로 시작했던 서건창은 5월달엔 타율 3할3리로 타격 성적이 부쩍 올랐다. 6월엔 더욱 페이스가 좋다. 12경기에서 타율 3할8푼6리까지 올라왔다.

16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넥센 김시진(54) 감독은 "지금보다 더 이상 어떻게 잘 할 수 있겠는가. 정말 잘 해주고 있다. 다만 큰 부상없이 시즌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풀타임으로 첫 시즌을 치르는 만큼 체력 안배도 중요하다.
서건창의 타격이 점점 좋아지는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넥센 박흥식(50) 타격코치는 서건창을 두고 "반드시 성공할 선수"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박 코치는 "요즘 건창이의 타격 폼을 조금 수정했다"고 밝혔다.
박 코치에 따르면 서건창은 타격 준비자세에서 배트 끝이 투수 쪽으로 향해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테이크 백이 길어지며 타구에 좀 더 힘을 싣는 게 가능하다. 다만 배트 스피드가 따라오지 못하면 타격 타이밍이 늦어지게 된다.
그래서 박 코치는 서건창의 배트를 조금 뒤로 눕히도록 했다. "원래는 시즌이 끝난 뒤 타격 폼을 수정하려 했다. 그렇지만 건창이처럼 체구가 작은 선수가 배트를 앞으로 숙여 타격을 하면 체력 소모가 심하다. 그래서 배트 끝을 포수 쪽으로 약간 눕히도록 했다"고 말한 박 코치는 "그렇게 되면 방망이가 나오는 궤도가 짧아져 더욱 정확한 타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타격 폼 수정의 성과는 지금까진 성공적이다. 서건창은 최근 6경기 가운데 5경기에서 멀티히트를 터트리는 등 뜨거운 방망이를 뽐내고 있다. 서건창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시즌 막판까지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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