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부시, 'ML 180승' 투수들의 향연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6.16 20: 22

2만 7600석이 빈틈 없이 꽉 들어찬 16일 SK와 한화의 경기가 열린 문학구장.
이날 관심사는 단연 양팀 선발 투수였다. 홈팀 SK는 아킬리노 로페즈의  대체 외국인 투수 데이브 부시(33)가 등판했고 한화는 박찬호(39)가 출격했다.
둘의 등판은 메이저리그 경력만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말이 필요 없는 베테랑 투수. 아시아인 최다인 124승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맞선 SK 부시는 지난 2004년 토론토에서 데뷔해 밀워키, 텍사스를 거치며 56승을 쌓았다. 주로 선발 투수로 활약했으며 2006년과 2007년 연속해서 12승을 경험했다. 두 투수가 거둬 들인 빅리그 승수는 모두 180승. 
둘은 하나씩의 부담감을 가지고 이날 등판했다. 박찬호는 팀의 4연패를 끊어내야 했고 부시는 이날이 한국 무대 첫 데뷔전이었다.
그러나 역시 풍부한 메이저리그 경험을 지닌 투수간 맞대결이 느껴졌다.
일단 경기가 스피디했다. 오후 5시에 시작한 경기는 1시간 13분만인 오후 6시 15분에 5회말이 끝났다. 투구간 인터벌이 상당히 짧았고 공격적인 투구가 인상적이었다. 박찬호는 5회까지 63개, 부시는 72개를 던졌다.
경기는 2시간 36분만에 끝났다.
내용도 나쁘지 않았다. 박진감이 넘쳤다. 0-1로 끌려가던 SK가 집중력을 발휘하며 흐름을 뒤집었다.
부시는 이날 7이닝 동안 6피안타 3볼넷 5탈삼진으로 1실점, 데뷔전에서 승리를 챙기는 감격을 안았다. 총투구수는 106개. 직구는 최고 142km에 그쳤으나 커브,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 등을 섞어 던지며 한화 타선을 요리했다. 옥에 티라면 2회 유일한 실점으로 이어진 폭투(컷패스트볼)였다.
박찬호도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6⅓이닝 동안 6피안타 3볼넷 3탈삼진으로 3실점했다. 그러나 7회 한꺼번에 3점을 내주면서 시즌 5패(3승)째를 기록했다. 총투구수는 95개. 직구는 최고 148km를 찍었다. 그러나 6회부터 조금씩 힘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는 SK가 3-1로 역전승. 결국 56승을 거둔 부시가 124승의 박찬호를 이긴 모양으로 끝이 났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메이저리그의 묘미를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었던 경기였다.
박찬호는 경기 후 "좋은 경기를 했지만 7회 첫 타자를 포볼로 내준 것이 화근이 됐고 만루 때 몸에 맞는 볼을 내준 것이 패인이었다"고 아쉬워했다. 부시는 "박찬호와의 대결이 흥미로웠다"면서 "모든 것이 즐거웠다"고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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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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