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1군 데뷔전이었다.
두산 신인 포수 박세혁(22)이 인상적인 데뷔전으로 존재감을 떨쳤다. 박세혁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삼성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데뷔 후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 7회부터 대수비로 나와 2타수 2안타 1타점으로 깜짝 활약을 펼쳤다. 비록 두산은 6-8로 패했지만 1-7로 크게 뒤지던 경기를 박세혁의 투입 이후 매섭게 따라붙었다.
7회초 대수비로 나와 7회말 첫 타석에 들어선 박세혁은 무사 1루에서 맞이한 데뷔 첫 타석에서 장원삼의 초구를 정확하게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작렬시켰다. 데뷔 첫 타석에서 초구를 공략해 2루타를 만들어낸 것이다. 두산은 박세혁의 2루타를 발판삼아 7회 3득점으로 추격을 개시했다.

박세혁은 8회에도 고영민의 적시 2루타로 이어진 2사 2루에서 안지만을 상대로 초구 볼을 골라낸 뒤 2구째를 감각적으로 밀어쳐 좌익수 앞으로 빠지는 안타로 연결시켰다. 그 사이 2루 주자 고영민이 홈을 밟으며 6-8 추격. 데뷔 첫 타점을 올린 순간이었다. 박세혁의 예기치 못한 연타에 허를 찔린 삼성은 안지만에 이어 정현욱·오승환까지 출격시키며 진땀을 뺐다.
경기 후 박세혁은 "처음으로 1군 무대에 섰는데 관중도 많고, 라이트도 커져있어 얼떨떨한 기분으로 경기에 임했다"며 "코치님들께서 '2군에서 하던대로 같은 마음으로 하라고 하신 조언을 믿고 차분하게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첫 타석 2루타에 대해서도 "신인 선수가 나오면 변화구를 많이 던지더라. 그걸 노리고 들어갔는데 좋은 타격이 됐다. 아버지와 코치님들도 편하게 힘빼고 타격하는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박세혁이 말한 아버지란 1980~1990년대 해태·쌍방울에서 활약한 박철우 KIA 2군 총괄코치. 신일고-고려대 출신으로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전체 47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박세혁은 박철우 KIA 2군 총괄코치의 아들로 야구선수 2세다.
이날 SK와의 2군 퓨처스경기가 열린 송도에서 1군 호출을 받고 잠실로 향한 박세혁은 아버지 박 코치와 전화 통화했다. 박 코치는 "축하한다. 신인답게 파이팅하고, 주어진 기회에 충실히 하라"고 조언했다. 아버지의 조언에 아들은 인상적인 데뷔전으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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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