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들' 스타 군단, 누가 최고 수혜자될까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6.17 09: 30

오는 7월 25일 개봉을 앞둔 영화 '도둑들'은 한국영화 사상 초유의 캐스팅이라고 할 만큼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김윤석, 이정재, 김혜수, 전지현, 오달수, 김해숙, 김수현 등 막내까지 '대세'일 정도로 캐스팅의 '끝판왕'이라고 불릴 만 하다.
하지만 볼 게 많으면 집중이 약해지는 것도 사실. 각 인물마다 역할과 비중이 한정돼 있는 이 집단 주연 영화에서 누가 최고 수혜자가 될 지도 관심사다.
'도둑들'은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기 위해 한국과 중국에서 모인 도둑 10인이 펼치는 범죄 액션 드라마. 할리우드 영화 '오션스 일레븐'이나 '이탈리안 잡'을 떠올리는 사람도 많다. 그 만큼 어떻게 이 화려한 배우들을 갖고 한국형 블록버스터로 차별화 시키느냐가 관건이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 '전우치' 등 톱 원투주연보다는 집단 주연에 탁월한 감각을 보여왔던 최동훈 감독이기에 믿음직 스러운 부분이있다. '타짜'를 통해 '아귀' 김윤석을 발견했고, '전우치'로 강동원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작품에서는 누가 가장 강렬할까.
우선 김윤석은 파격적인 새로움 보다는 영화의 중심을 잡아주는 캐릭터와 믿음직한 연기를 기대해봄 직하다. 김윤석은 최동훈 감독의 페르소나라고 부를 만큼 그와 항상 같이 작품을 해 왔고, 찰떡 궁합을 자랑한다. '타짜'이후 한국영화 흥행 보증수표 1위 배우가 된 그다.
김윤석이 이번 영화에서 맡은 역할을 '마카오 박'으로 마카오 카지노에서 하룻밤에 88억 원을 땄다는 전설의 주인공이자 다이아몬드를 훔치는 모든 계획을 설계하고 지휘하는 인물이다. 한국의 옛 동료들과 중국의 도둑들을 마카오로 불러 모으지만 진짜 목적과 의중을 짐작하기 어려운 비밀스런 인물이기도 하다. 다른 도둑 멤버들과 각각의 사연과 과거를 얽혀있어 재미를 더한다. 아슬아슬한 관계 속에서 치밀한 계산과 냉정한 판단력, 빛나는 카리스마로 작전을 이끄는 마카오 박은 캐릭터나 배우나 단단해야 한다.
최동훈 감독은 "'도둑들'은 김윤석을 놓고 쓰지 않으면 만들어질 수 없었던 영화"라며 그에 대한 깊은 신뢰감을 드러낸 바 있다. 최동훈 감독의 네 번째 영화인 '도둑들'은 김윤석과 함께한 네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김혜수는 지금까지의 최동훈 감독의 영화들 중 가장 존재감을 드러낸 여배우이기도 하다. '타짜'에서 정마담 역으로 파격 도발을 보여준 김혜수는 이번 영화에서 미모를 겸비한 전설의 금고털이 팹시 역을 맡았다.
'타짜' 이후 '바람피기 좋은 날', '좋지 아니한가', '열한번째 엄마', '모던 보이', '이층의 악당' 등의 영화에 출연한 김혜수는 하지만 정마담 이상의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이번 작품은 그 만큼 부담이자 또 다른 기회일 듯 보인다.
그런가하면 음료수가 생각나는 독특한 이름 팹시는 '타짜' 당시 스태프들 사이에서 불렀던 별명이다. '혜수 씨, 헵시, 팹시'가 됐다고. 최 감독은 예전부터 김혜수를 팹시로 불렀고 자연스레 이번 역에서도 그 애칭을 쓰게 됐다.
옛 보스 마카오 박의 뒤통수를 노리는 도둑 '뽀빠이'로 나오는 이정재는 최 감독이 오래 준비한 회심의 캐릭터다.
최동훈 감독은 "이정재에게 '범죄의 재구성' 출연을 제안했지만 거절 당했다"며 "그래서 나중에 어떻게든 복수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언젠가는 작품을 같이 해서 아주 어려운 걸 맡겨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도둑들'의 시나리오를 쓰면서 이거야말로 이정재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뽀빠이는 팽팽한 대결을 펼치는 김유석과 김혜수를 놓고 삼각관계를 이루기도 하는 인물이다. 쓰기도 어렵고, 배우가 연기하기도 어려운 캐릭터일 수 있지만, 그 만큼 톡톡튀는 개성을 기대해 봄 직 하다. '오션스일레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이 브래드 피트이듯이.
전지현은 결혼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이기에 의미를 지닌다. 그간 국내 작품보다 해외 활동에 주력해 온 전지현은 다소 부진한 성과로 국내 관객들에게도 멀어졌던 상태. 항상 시도하는 변신도 딱 '제 옷'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해 '엽기적이 그녀' 이후 대표작이 없다라는 평을 받았다. 그렇기에 이번 영화가 그의 필모그래피에 상당히 중요하다.
극중 '예니콜'이라는 캐릭터로 등장하는 전지현은 줄타기 전문 도둑답게 몸에 타이트하게 밀착되는 의상으로 8등신몸매를 자랑하며 김혜수, 김수현과 통통튀는 대사를 주고받는다. 김수현과 찍은 키스신은 예고편 공개만으로도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제작보고회에서도 전지현-김수현의 키스신에 대한 언급이 가장 화제가 됐다.
드라마 '드림하이', '해를 품은 달' 단 두 작품만으로 '대세'로 떠오른 김수현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영화의 히든카드라고 불릴 만 하다. 촬영 당시보다 크랭크업 후 폭발적으로 커진 인기로 영화에 톡톡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김수현이 연기한 순정파 신참도둑 잠파노는 페델리코 펠리니 감독의 영화 '길'에 나오는 안소니 퀸의 이름이기도 하다. '순정파 도둑'이라는 신선한 캐릭터로 적은 분량에도 제 것을 잘 챙겨먹을 수있을지 주목된다.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촬영도 앞두고 있는 김수현이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둘 다 통할 청춘스타로 거듭날 수 있을 지의 시험대다.
이미 '국민엄마'의 타이틀을 벗고 중견배우의 파격과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김해숙은 은퇴 말년의 생계형 연기파 도둑 씹던껌으로 분한다. 이 역은 시나리오 작업 당시 남자로 설정돼 있었지만 김해숙으로 바뀐 후 설정이 대폭 수정됐다. 최동훈 감독은 캐릭터 중 이 이름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밝히기도 했다.
배우들이 아닌 최동훈 감독이 영화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수도 있다. '다크나이트 라이즈'와 1주차 개봉으로 맞대결을 펼치지는 최동훈 감독은 '크리스토퍼 놀란 VS 최동훈'이라는 감독 대 감독의 대결로 영화의 수장이 된다. 앞서 '전우치'는 '아바타'와의 경쟁에서 5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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