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누가 나올지 모른다.
LG가 대타 작전으로 상대 마운드를 공략하고 있다. LG는 지난 13일 잠실 SK전을 비롯해 15일과 16일 군산 KIA전에서도 대타 기용 성공으로 승부의 추를 LG 쪽으로 돌렸다.
LG는 지난 수요일 경기에서 3회말 6점을 뽑아내며 일찍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평소와는 다르게 포수 심광호를 6번 타자, 외야수 정주현을 7번 타자에 배치한 LG는 5번 타자 최동수의 적시타 후 6번 타순에서 이병규(7번), 7번 타순에서 윤요섭을 대타로 기용했다. 데이터에 기반을 둔 완벽한 작전이었다. 5할대 출루율을 자랑하는 이병규는 밀어내기 볼넷을 골랐고 4할대 타율을 찍고 있는 윤요섭은 2타점 좌전안타를 때렸다.

패색이 짙었던 KIA와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도 대타로 기사회생했다. KIA 선발 김진우의 호투에 고전, 0-3으로 뒤지고 있던 LG는 7회초 서동욱과 오지환이 볼넷으로 출루한 후 9번 타자 윤진호의 타석에서 대타 정성훈을 투입, 정성훈은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로 추격의 시작을 알렸다. LG는 결국 8회초 이병규(7번)가 출루한 후 대주자 이대형이 2루를 훔치고 정의윤이 적시타때 홈을 밟아 3-3 동점, 올 시즌 최장 시간 혈투 끝에 무승부를 기록하며 패배를 막았다.
16일 경기는 13일과 비슷했다. LG는 한 점차의 불안한 리드에서 7회초 3점을 뽑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첫 타석부터 대타 이병규(9번)가 중전안타를 치고 나갔고 6번 타순에서 윤요섭 대신 박용택이 나와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이어 7번 타순에선 5회 정주현과 교체된 출루율 3할5푼8리의 서동욱이 볼넷을 골라 흐름을 이어갔고 오지환의 2타점 2루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올 시즌 LG의 대타 타율은 3할6리로 리그 1위에 올라있다. LG 김기태 감독은 “경기 전 김무관 타격 코치님과 상의하여 라인업을 구사한다. 일단 선수들이 지치거나 부상당하지 않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 다음 상대 투수와의 상성, 대타 기용 여부 등을 염두하고 있다”고 선발 라인업 구상 원칙을 전했다.
그만큼 김 감독은 선수단 전체를 효과적으로 활용, 베테랑 선수들의 체력 안배와 신예 2군 선수들의 1군 무대 적응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지난 시즌 선발라인업이 고정됐던 것과 달리 올 시즌에는 매일 다른 타순을 들고 나온다. 본격적인 체력 싸움과 순위 경쟁이 펼쳐지는 7, 8월에 대비하는 한편 눈앞의 승리도 놓치지 않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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