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추신수(30)가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추신수는 17일(이하 한국시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홈경기에서 삼진 하나 포함 5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16일에 이어 2경기 연속 무안타 침묵. 시즌 타율은 2할6푼3리로 내려갔다. 지난 15일 신시내티전에서 홈런 2방을 터뜨리며 부활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지만 이후 2경기에서 다시 침체에 빠지고 있다. 특히 17일 피츠버그전은 추신수의 올 시즌 문제가 무엇인지 그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이날 추신수는 땅볼만 4개를 쳤다. 1회 1루 땅볼, 3회 2루 땅볼, 7회 2루 땅볼, 9회 1루 땅볼. 모두 다 타이밍을 빼앗긴 채 잡아당긴 게 힘없이 굴러갔다. 여기에 5회에는 A.J 버넷과 7구까지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으나 93마일(150km) 싱커에 배트도 휘두르지 못한 채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땅볼과 루킹 삼진. 올해 추신수의 부진과 연관이 깊은 부분이다.

추신수는 올해 그라운드볼이 79개로 47.0%에 달한다. 절반에 가까운 타구가 그라운드 볼이 되고 있는데 2007년 이래로 가장 높은 수치다. 2007년(36.1%)· 2008년(36.1%)· 2009년(35.0%)·2010년(32.5%)·2011년(32.5%)까지 4년 연속 30%를 웃돌았던 추신수의 플라이볼 비율도 올해 28.0%로 눈에 띄게 떨어졌다. 타구가 뜨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는 루킹 삼진이다. 추신수는 올해 57개의 삼진을 당했는데 그 중 16개가 루킹 삼진이었다. 루킹 삼진 비율이 28.1%. 지난 2008년(30.1%) 30%대를 넘었던 추신수의 루킹 삼진 비율은 풀타임 주전으로 자리 잡은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23% 이하였다. 하지만 올해는 2008년 못지않게 루킹 삼진이 늘어났다. 상대 볼 배합에 고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6월 14경기에서만 7개의 루킹 삼진을 당했다.
이처럼 추신수의 땅볼과 루킹 삼진이 늘어난 데에는 몸쪽 공략에 대한 부담이 한 이유로 분석된다. 지난해 몸에 맞는 볼로 손가락이 골절된 추신수는 올해도 시즌 초반 상대 투수들의 몸쪽 위협구에 고생해야 했다. 히팅존을 9개로 분할해서 나타낸 ESPN 자료를 보면 추신수는 몸쪽 가운데로 들어온 공에 타율 2할5푼으로 가장 낮았다. 나머지 8개존에서는 모두 2할8푼 이상 쳤는데 시즌 타율이 2할6푼3리라는 것은 그만큼 몸쪽 승부가 많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몸쪽 승부에 대한 부담이 크다보니 타이밍을 빼앗기고 수싸움에서도 말리는 모습이다. 지난 2년간 평균 4개 미만이었던 타석당 투구수가 4.05개로 늘어났고, 바라보는 스트라이크도 2006년 이후 처음 30%대를 넘어섰다. 신중하게 승부하다 보니 적극성이 사라졌다. 추신수 특유의 호쾌하고 적극적인 타격이 나오지 않으면서 상대를 위협하지 못하고 있다. 땅볼과 루킹 삼진은 추신수에게 너무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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