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승 감독의 영화 '후궁 : 제왕의 첩(이하 후궁)과 리들리 스콧 감독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프로메테우스'가 극과 극의 엇갈린 평에 이어 더 엇갈린 흥행으로 각기 다른 표정을 짓고 있다.
17일 영진위(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후궁'은 16일 하루동안 전국 15만 9466명을 모아 누적관객수 160만 6904명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 6일 개봉한 '후궁'은 개봉 11일만에 150만 고지를 넘어섰다.
'후궁'은 개봉 이후 지난 10일 하루 '마다가스카 : 이번엔 서커스다!'(이하 마다가스카)에 밀려 2위를 차지한 것을 제외하고 꾸준히 흥행 정상의 자리를 고수해왔다. 강력 뒷심의 '내 아내의 모든 것',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맨인블랙3', 가족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 등 쟁쟁한 작품들과의 경쟁에서 얻은 성과다.

'후궁'은 엇갈린 평점과 극과 극 반응으로 흥행을 쉽게 점칠수 없던 작품. 개봉 이후에도 반응이 한 곳으로 수렴되는 모습이 아닌, 다양한 관점의 평들이 확산됐다.
"탄탄한 스토리와 조여정, 김동욱, 박지영의 열연이 돋보였다", "깊이있는 사극영화", "웰메이드 사극 영화의 좋은 예", "강렬하게 소름끼치는 스토리와 주인공들의 연기가 좋았다" 등의 호평이 있는 반면 "캐릭터가 전부 따로논다", "노출 때문에 관심을 가졌는데 보고 실망", "보고나서 사람들이 말이 없더라", 후궁; 예술성도 미흡 스토리도 반전도 기대 이하" 등의 엇갈린 반응들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17월 오전 기준, 네이버 네티즌 평점은 6.37, 전문가 평점은 6.00. 그래도 시간이 지날수록 평점이 올라가는 모습으로 흥행 역시 반짝 관심 끌기에 머물지 않고 2주차로 이어지고 있어 단순히 조여정의 노출 이상이 있는 영화라는 기대를 심어준다. 장기 뒷심력을 가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런가하면 항상 올해 기대되는 외화 톱 10안에 들었던 대작 '프로메테우스'는 결국 숭숭 뚫린 개연성 없는 이야기로 뒷심을 잃은 경우다. 영화는 작품 자체보다도 영화를 이해하는 정보 제공서 같은 리뷰가 더욱 볼 만한 작품으로 전락했다.
극과 극의 반응은 '후궁'보다 더한데 독설로 유명한 영화 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4점 만점에 무려 만점을 선사했다. "웅장한 SF 영화로, 인류 기원에 대한 여러 궁금증을 자아내면서도 마지막까지 그 답은 제공하지 않기에 한층 흥미를 자아낸다"라며 찬사일색의 호평을 보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도저히 뭐가 뭔지 모르겠다'라며 겨우 1점을 준 관객도 있다. 압도적인 비주얼은 강렬하지만 원대한 주제에 비해 스토리가 약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국내 네티즌평은 7.37, 전문가 평점은 7.45. 객관적인 평점은 '후궁'보다 높지만 흥행은 신통치 않다. 16일 전국 5만 5452명을 더해 박스오피스 7위를 차지했다. 누적관객수는 75만 8393명. 지난 달 24일 개봉한 '맨인블랙3'보다도 낮은 순위다.
결국 '프로메테우스'는 스토리를 선호하는 국내 관객들의 입맛에는 맞지 않고, 감독의 이름값도 '이해가 되지 않는 영화' 앞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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