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준 결승골' 전남, 대전 무패행진 끊었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6.17 19: 13

파격적인 라인업은 상대 감독마저 당황시켰다. 하지만 선수들은 자신들에 대한 감독의 믿음에 승리로 보답했다.
전남 드래곤즈가 17일 오후 5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6라운드 경기서 신영준의 그림 같은 프리킥 결승골로 홈팀 대전 시티즌에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전남은 5승6무5패(승점 21)를 기록하며 대구전 패배의 아픔을 달랬다. 반면 대전은 4승2무9패(승점 14)로 연속 무패의 기록을 5에서 멈추며 중위권 반등을 위한 기회를 아쉽게 날리고 말았다.
15라운드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선발 명단을 들고 나온 대전과 달리 전남은 파격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색다른 명단을 선보였다. 공영선을 비롯 이상호와 정근희 신영준 등 낯선 이름들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골키퍼 장갑도 부동의 수문장 이운재 대신 류원우가 꼈다.

정해성 감독 스스로도 "(유상철 감독이)명단 보고 놀랐을 것"이라고 평할 정도였다. 빡빡한 일정을 앞둔 만큼 체력적인 안배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내린 실험적인 기용이었다.
대전은 물오른 골감각을 선보이고 있는 케빈과 지경득, 바바를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갔고 전남은 대전의 공세를 막아내면서 역습으로 활로를 찾았다.
박민근의 크로스를 받은 케빈의 헤딩슛이 실패로 돌아가자마자 재빨리 반격에 나선 전남은 전반 15분 이호의 파울을 유도해내며 먼저 프리킥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신영준이 직접 프리킥으로 감아찬 공이 절묘하게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져나오며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전남은 이후 대전의 공격을 막기에 급급했다. 대전은 지경득과 바바의 돌파에 이은 케빈의 슈팅으로 연속으로 기회를 만들어나갔다. 전반 26분 바바-지경득을 거친 공은 오른족에서 쫓아들어온 이현웅에게 이어졌다. 이현웅은 이를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류원우 골키퍼가 몸으로 막아냈다.
류원우 골키퍼는 이후로도 전반 대전의 공세를 선방으로 막아내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대전이 주도적으로 공격을 펼쳐나가면서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아쉬움을 보이며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면 전남은 연이은 세트피스 찬스를 놓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을 0-0으로 마무리했던 두 팀은 후반 시작과 함께 각각 선수 교체 카드를 빼들었다. 대전은 이웅희를 빼고 김형범을 투입해 공격에 비중을 더했고 전남은 이완 대신 신인 이슬찬을 투입했다.
하지만 전반 시작 1분 만에 쇄도하던 대전의 김형범을 막던 이슬찬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파울을 범해 PK를 내줌으로써 선수 교체의 희비가 엇갈리는 듯했다. 그러나 류원우가 다시 한 번 전남을 살렸다. 류원우는 정확한 판단으로 케빈의 킥을 펀칭으로 막아내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수비에 치중하며 열띤 접전을 벌이던 두 팀은 이렇다 할 기회 없이 소강상태를 맞았다. 결정적 한 방이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을 수 있는 시점이었다. 이에 후반 23분 전남은 공영선을 빼고 주성환을 투입하자 대전 역시 후반 25분 지경득을 빼고 김동희를 투입하며 분위기를 살렸다.
지루하게 이어지던 소강 상태를 먼저 깬 쪽은 전남이었다. 후반 15분 이후 싸움이 될 것이라던 정해성 감독의 말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전반의 세트피스 찬스를 번번이 놓쳤던 전남은 후반 35분 신영준이 김태연의 파울로 얻어낸 프리킥을 왼발로 감아차 그대로 대전의 골망을 흔들었다. 김선규 골키퍼가 꼼짝도 하지 못했을 정도로 멋진 프리킥골이었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대전은 후반 39분 케빈을 빼고 남궁도를 투입, 만회골을 위해 전면 공세에 나섰다. 김형범의 코너킥과 이호의 슈팅을 앞세워 다급하게 전남의 골문을 두들겨봤지만 류원우의 선방과 수비진의 필사적인 방어에 막혀 골맛을 보지 못했다. 특히 후반 추가시간 마지막 코너킥 찬스마저 빗겨나가며 6경기 만에 패배를 기록하게 됐다.
■ 17일 전적
▲ 대전월드컵경기장
대전 시티즌 0 (0-0 0-1) 1 전남 드래곤즈
△ 득점=후 35 신영준(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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