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기분을 말로 표현을 못할 것 같다. 승점 3점보다 더 큰 소득을 얻고 간다".
상승세의 대전을 맞아 선발 명단에 파격적인 변화를 주며 '믿음의 승부사'로 나섰던 정해성 감독은 자신의 신뢰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 대한 감동을 숨기지 못했다.
전남 드래곤즈가 17일 오후 5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6라운드 경기서 신영준의 그림 같은 프리킥 결승골로 홈팀 대전 시티즌에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전남은 5승6무5패(승점 21)를 기록하며 대구전 패배의 아픔을 달랬다.

이운재를 비롯, 기존의 베스트11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선발 명단이었다. 휴식기가 끝난 후 지난 14일 홈에서 대구에 0-3 대패를 당했던 전남이기에 실험적인 라인업이 자칫 더 큰 패배감을 불러오지 않을까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믿음'을 강조한 정 감독의 신뢰에 부응하기 위해서 90분간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빈 전남의 선수들은 기어코 값진 원정 1승을 만들어냈다. 이에 대해 경기 후 정 감독은 "내가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기분을 말로 표현을 못할 것 같다. 전남의 희망인 어린 선수들,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준 것이 너무 큰 소득"이라며 "선수들이 끝까지 투혼을 발휘해 줘서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승점 3점이 문제가 아니라 정말 큰 소득을 얻고 간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 감독은 "어떤 선수가 잘했다고 거론하기보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똘똘 뭉쳐 잘해줬다. 기회를 얻었을 때 잡아야 한다는 독려가 선수들에게 자극이 되지 않았나 싶다"며 "광양에 남아 TV중계를 보고 있을 선수들이 바짝 긴장해야 할 것"이라고 웃음기 어린 경고를 던졌다.
2주 간의 휴식기로 인해 18일 동안 6경기라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전남이 이날 경기에서 얻은 소득은 정 감독을 감동시킬 만큼 컸다. 그러나 정 감독은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세운 계획에 변화는 주지 않으려고 한다. 전체적인 큰 그림을 그려나갈 때는 밀고 나가는 것이 맞다"며 자신이 세운 계획을 지켜나갈 생각임을 강조했다.
정 감독은 기자회견 말미에 "광양에 남아있는 선수들이 더 정신차리고 해줄 것이고 대전전에서 뛴 선수들도 회복 후 언제든지 자신에게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주도하겠다"며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이끌어갈 '선의의 경쟁'에 대한 행복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costball@osen.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