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20년 넘게 선수 생활을 해왔지만 축구가 참 재미있는 것 같다".
연속 무패 행진이 숫자 5에서 끊겼다. 홈 연승의 기록도 5에서 멈추며 더 이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유상철 감독은 그 모든 아쉬움을 "축구 참 재미있다"는 말에 담았다.
상승세를 달리던 대전 시티즌이 17일 오후 5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6라운드 홈경기서 사실상 2군이나 마찬가지인 전남 드래곤즈에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신영준의 프리킥골로 0-1로 패한 대전은 4승2무9패(승점 14)에 머무르며 승점 추가에 실패, 중위권 반등을 위한 기회를 아쉽게 날리고 말았다.

하지만 유 감독은 개운한 얼굴로 경기 후 인터뷰룸을 찾았다. "축구가 참 재미있는 것 같다"는 말로 운을 뗀 유 감독은 "나도 선수를 한 20년 넘게 해왔고 이런 경험도 있었다. 축구라는 것은 찬스가 났을 때 득점을 못하면 굉장히 어려운 경기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감독이 되서 이런 경기를 해보니까 굉장히 아쉽다"고 경기를 복기했다.
유 감독은 이날 경기의 패인을 PK실패으로 인해 생긴 득점에 대한 부담감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5라운드 강원전과 이날 전남전에서 모두 PK가 나왔지만 두 번 다 실패하며 오히려 골을 넣어야만 한다는 심리적인 부담이 생겼다는 것.
하지만 유 감독은 "우리 팀 자체가 선수들이 정신력이 없어서 경기를 못하거나 이기고자 하는 그런 마음이 없어서 진 것은 아니다"라며 "경기 결과는 아쉽지만 이 경기로 인해 리그 자체가 끝났다거나 강등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좋은 경기, 좋은 골로 보답하는 데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일방적으로 경기 자체를 리드하면서 좋은 경기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결과가 이렇게 나온 점은 아쉽다"고 설명한 유 감독은 "선수들이나 나나 대전이 경기력이나 자신감이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아쉽더라도 끝난게 아니기 때문에 다음 경기 준비를 좀 해야할 것 같다"고 앞으로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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